'마재고개 14 미술관' 개관 준비 몰두
공장 지대 문화창작공간 변신 추구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재고개삼거리에 있는 문화창작공간 ‘마재고개 14’가 미술관으로 재탄생 한다. 오는 6월 개관, 8월 개관전을 목표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하석원(57) 작가를 ‘마재고개 14’에서 만났다. 마재고개길 14번지, 주소를 상징하는 이름은 그대로 살려 미술관이 될 예정이다.

하석원 작가가 창원시 마산회원구 두척동 문화창작공간 '마재고개 14'에서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하 작가는 2014년 자신의 작업실을 개방해 시민들과 노동자들이 찾는 문화공간 ‘마재고개 14’로 문을 열었다. 코로나 전까지는 너른 마당을 활용해 미술 체험, 단체 콜라주, 공동체 상영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코로나19로 사람을 모으는 활동을 전혀 할 수 없었어요. 사람이 드나들지 않으니, 공간도 자연스레 동면에 들어갔고요. 이제 동면을 깨고 같은 이름의 ‘마재고개 14 미술관’으로 변신을 준비 중입니다. ”

하 작가는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영국 런던 첼시 지역 현대 미술관 ‘사치 갤러리(saatch Gallery)’가 진행하는 시민 교류 프로그램을 가까이서 경험한 게 자극이 됐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미술관을 통해 공립미술관에서 하지 않거나 못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작가와 시민이 이색적으로 만나는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고 싶어한다.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하는 하석원 작가. /김구연 기자

“예술가의 삶은 결국 사회로부터 격리될 수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놀이터 같은 미술관을 만들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역할을 지치지 않고 힘을 모아 지속하고 싶어요.”

그런데 미술관 예정지 주변에 공장이 많다. 서울 성수동 대림창고나 대구 빌리웍스, 부산 F1963처럼 그가 만드는 미술관도 기존 공장을 고쳐서 만든 문화 공간이다.

“2016년 제가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사무처장으로 일할 때도 비엔날레를 두 전시장에서 치렀는데, 하나는 부산시립미술관이고 다른 한 곳은 고려제강 수영공장 ‘F1963’이었어요. 공장이라는 뜻의 영어 팩토리(Factory) 첫 글자와 1963년 공장 설립 연도를 붙여 탄생한 복합문화공간이죠. 향토기업의 향수를 시민이 함께 느끼고 지역을 교차하는 색색의 콘텐츠를 이후에도 계속 생산한 모델이 됐고요.”

'마재고개 14' 공간을 소개하는 하석원 작가. /김구연 기자

현재 개관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조각을 전공한 탓도 있지만 스스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면도 있고 페인트칠이며, 목공 등 모든 작업을 손수하고 있어요. 그동안 수집한 미술 관련 전문 서적을 정리해 작은 도서관도 꾸미고 있고요. 학예사도 선발해야 합니다. 당장은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게 급선무에요.”

중요 전시 공간은 이미 모양새를 갖췄기에 6월에는 사전 오픈 형태로 평면 회화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8월 개관전을 목표로 문병탁·박봉기 등 지역 작가들과 꾸준하게 소통하고 있다. 별도 공간에서는 시민 체험 전시실을 만들 예정이다.

/박정연 기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