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진례 초전리·창녕읍 하리 일대 농지
매입과정과 지금까지 불법임대 수사돼야

이경재(57·국민의힘) 경남도의원이 소유한 농지에 대한 이용실태조사 허점을 짚고 농지법 위반 책임을 분명히 하고자 지난 16일 김해시 진례면 초전리 논 6000㎡ 일대를 찾았다.

대리경작 농민이 모내기 전 로터리작업 중이었다. 이 농민이 지난해부터 경작을 했으며, 정식 임대차계약이 없었다는 점은 이 의원이 언론을 통해 밝혔다.

이곳은 이 의원 등 창녕군민 8명과 창녕 외 지역 3명 등 11명이 모두 11필지 5만 8000여 ㎡ 농지를 2016년 7월 동시에 매입했다. 39억 원이 넘는 전체 매입금 중 80% 이상을 농협에서 대출받았다. 매입할 이곳 땅이 담보였다.

이곳 주민에게 "여기가 이경재 의원 논이 맞냐"고 물었더니 "맞다"고 말했다. "창녕군민 8명이 이 일대 농지를 샀다던데 아느냐"는 물음에는 "무슨 무슨 영농법인에서 공동으로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창녕은 여기서 40㎞ 이상 떨어졌는데 농사를 직접 짓는 걸 봤느냐"는 질문에 주민은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고, 여기 땅이야 뭐하러 사겠느냐"면서 "이 양반들이 땅 살 때는 평당 24만 원 하던 게 공단 들어선다, 비음산터널 뚫린다 해서 지금은 최하가 60만 원이 넘는다"고 돌려서 답을 했다.

김해시 진례면 초전리 일대 이경재 도의원 등 11명이 2016년 7월에 농지를 매입해 분할 등기했던 상황도. /이일균
김해시 진례면 초전리 일대 이경재 도의원 등 11명이 2016년 7월에 농지를 매입해 분할 등기했던 상황도. /이일균 기자
김해시 진례면 초전리 일대 이경재 도의원 등 11명이 공동 매입했던 농지 전경. /이일균
김해시 진례면 초전리 일대 이경재 도의원 등 11명이 공동 매입했던 농지 전경. /이일균 기자

 

2016년 당시 이들은 어떻게 공동 매입을 하게 됐을까?

11필지 각각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이들의 매입 일시는 2016년 7월 25일로 같았다. 매입 대상은 신젠타코리아㈜로 같았다. 이 회사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작물보호·종묘사업 분야 농업 회사로 2016년 매각 때까지 이 일대에 연구소와 시범포 용도 농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주민이 말한 '무슨 무슨 영농법인'은 창녕군 소재 한 육묘법인이었다. 이 법인 대표자와 가족·친족·지인들이 각각 필지 소유주였는데, 이경재 의원도 포함됐다.

법인 관계자는 "신젠타가 땅을 내놓으면서 한국종자협회를 통해 육종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입찰에 부쳤다"며 "육묘장과 연구소를 만들 목적으로 땅을 사려고 했는데, 2만 3000평 넘는 땅을 어떻게 갑자기 살 수 있었겠느냐. 가족·친족·지인들을 모았고, 이경재 의원한테도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전체 매입금 39억 원 중 80% 이상을 NH농협은행 창녕군지부로부터 대출받았던 배경도 궁금했다.

당시 지역 농협 직원이었던 이 의원은 "매입금이 없어서 그랬던 게 아니다. 한 군데서 처리를 해야 했기 때문에 농협으로 일원화했다"면서 "담보대출이었기 때문에 농협에서 감정가를 먼저 산정해 대출을 받았다. 당시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같은 게 없었기 때문에 지금보다 까다롭지 않았다"고 답했다.

농민들과 조합원들 권익 보호에 앞장서야 할 농협이 이들의 농지 매입에 굳이 대출을 했던 이유는 뭐였을까. 더구나 이 의원 말처럼 이들에게 매입금 여력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다음은 창녕군 창녕읍 하리에 있는 2000㎡ 규모 농지 현장. 모내기를 위한 개간작업을 끝내지 않은 논에는 잡초가 듬성듬성했다. 이곳도 정식 임대차계약 없이 대리인에게 농사를 맡겼다. 역시 농지법 위반 현장이었다.

이들 2곳 농지 매입과 불법 임대 과정이 이 의원 해명만으로 납득될 수는 없다. 김해시와 창녕군이 실태조사에 착수했지만 지금까지 불법 임대 과정과 매입 과정과 관련한 조사가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은 성명서에서 "현직 도의원으로 공직자인 이경재 의원에 대해 경찰과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발을 통한 경찰·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를 도의원으로 뽑은 창녕군민들 반응과 의견, 요구는 무엇일까?

/이일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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