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행정 이어 행사장서 매립 의견 밝혀
에코해양힐링공원 조성 등 계획도 언급
"해군에 도심, 바다 뺏긴 주민 휴식 위해"
구상 완벽히 다듬지 않은 제안 차원 설명
"실제 매립까진 과정 복잡, 고민 지속할 것"

이달곤(국민의힘·창원 진해) 국회의원이 창원시민 앞에서 공식적으로 진해루 앞바다 매립 추진 의사를 밝혀 지역 내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4일 진해구 풍호체육공원에서 열린 진해만생태숲걷기대회 축사에서 “진해를 발전시킬 여러 고민 중 하나로 (소죽도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군 해외참전기념탑부터 속천항 쪽으로 준설을 해서 ‘에코해양힐링공원’을 조성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그리하면 시민 여러분이 휴식을 취하며 쉴 공간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창원시와 5개 지역구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소죽도 평화공원~진해루 해변공원~속천항 일대를 매립하자는 의견을 밝힌 이후 시민 앞에서도 이를 공식화한 셈이다. 이날 행사에는 시민 3500여 명이 자리했다.

이달곤 국회의원이 14일 창원시 진해구 풍호체육공원에서 열린 진해만생태숲걷기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이달곤 국회의원이 14일 창원시 진해구 풍호체육공원에서 열린 진해만생태숲걷기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다만 이 의원은 지난달 25일 ‘매립’을 말했으나 이날 행사에선 ‘준설’이라는 표현을 했다. 이 같은 이 의원 언급에 온라인상 지역 정보 교류 모임에서 “진해루 앞을 ‘매설’한다는 게 사실인가요”라는 질문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의원은 15일 통화에서 “준설을 해야 매립을 하는 것이기에 결론은 매립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해루 앞 일대 매립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뜻이다.

이 의원은 매립을 구상하게 된 구체적인 이유도 밝혔다. 그는 “진해는 지금 군인이 바다를 다 장악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이 쉴 곳이 사실 그리 많지 않다. 진해루 앞 매립은 도심 속 해군 부대 때문에 숨통이 막힌 진해 주민들에게 더 많은 휴식 공간을 주고 싶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간담회에서도 군부대 탓에 발전이 막힌 진해 현실을 짚으며 지역 경제를 살리고 생활 수준을 높일 정책적인 큰 그림을 그려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에코해양힐링공원’도 이 같은 생각에서 나온 구상이다. 이 의원은 “유럽 특히 독일, 프랑스 등에서 운영하는 ‘힐링센터’ 등에서 착안했는데 대규모 센터 정도는 아니고 공원 개념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원시 진해구 진해루 앞 바닷가에서 사람들이 조개를 캐고 있다. /경남도민일보DB<br>
창원시 진해구 진해루 앞 바닷가에서 사람들이 조개를 캐고 있다. /경남도민일보DB

국회의원 입에서 매립 주장이 나오고 구체적인 이유도 밝힘에 따라 주민들로서는 실현 여부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창원은 부산항 신항, 가포신항, 수정만, 해양신도시 등 매립으로 말미암은 생태환경적, 행정적, 경제적, 공동체적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닌 도시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 의원은 이에 “아직 매립 관련 전체적인 구상이 (머릿속에) 다 들어찬 건 아니”라면서 “실제 매립이 추진되려면 복잡한 과정을 오랜 시간 거쳐야 하기에 좀 더 생각을 가다듬고 더 연구한 뒤 시민께 충분히 설명할 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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