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와 고객 사랑하는 마음 담아 7년 째 운영
올해 1월 '오늘의 삼천포' 문 열어
삼천포 농수산물 거점 만들고 지역 환원 꿈꿔

삼천포에 만인의 ‘사위’가 있다. 사천시 신벽동에 있는 ‘삼천포 정서방’ 대표 정현(35) 씨다. 정 대표는 “삼천포 주민들이 ‘정서방’이라 불러주신다”며 웃었다.

스무살 때부터 꿈꿔오던 외식업체를 고향에 차렸다. 삼천포 농수산물로 제철 상차림을 선보인다. 정 대표는 2017년부터 삼천포 제철 해산물을 내놓았다. 계절마다 지난해보다 더 나은 상차림을 전하려 연구한다. 늦깎이 대학 4학년생이기도 한 정 대표는 삼천포에서 꾸는 꿈이 많다.

◇지역상생 꿈꾸는 ‘오늘의 삼천포’ = 정 대표는 올해 1월 ‘오늘의 삼천포’를 만들었다. 정 대표는 “사천을 대표하는 농림수산물을 선정, 가장 좋은 것들을 선별하려 한다”며 “숨은 맛집, 숨어있는 좋은 상품을 발굴하고 ‘오늘의삼천포’로 옷을 입히고 가치를 담아내려 한다”고 말했다. 지역·산업체 상생이 궁극적 목표다.

오늘의삼천포는 오늘 가장 물 좋은 해산물·농산물을 선보인다는 뜻에서 상호를 지었다. 계기는 한 고객 반응을 새겨들은 데서 시작했다.

삼천포정서방에서 인기 많은 차림 중 생선구이정식이 있다. 함께 나오는 쫀득하고 알찬 솥밥을 맛보고 쌀 한 포대를 구매한 손님이 있었다. 삼천포 쌀이었다. 수요가 있을 거라 판단했다. 사천에서 나는 농산물을 오늘의 삼천포에서 판매하려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었다.

오늘의삼천포는 삼천포 내 농수산물 판로 개척에서 멈추지 않는다. 정 대표는 3년을 목표로 한다. 삼천포정서방에 연간 내지·외지인 10만 명이 찾는다. 그 가운데 3분의 1 고객을 오늘의 삼천포 온라인 매장으로 유입하려고 한다. 정 대표는 “3년 후 목표가 이뤄지면 연간 방문객 10만 명이 온라인으로도 방문하는 오늘의 삼천포 진짜 고객이 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오늘의삼천포를 세우기 전에도 이런 움직임은 계속 있었다. 오늘의삼천포에 들여올 상품은 사천에서 많이 나는 딸기·토마토·다래를 알리고 판매하고자 했다. 지역 딸기 농가에서 딸기를 재배 후 갈아서 주면 판매를 진행했다. 하루에 100개가 팔렸다.

또한 삼천포정서방에 가면 참다래 와인을 곁들여 먹을 수 있다. 정 대표는 “지역 외식업체가 지역 특산주를 판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늘의삼천포를 이달 중순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선보이려 한다.

정 대표는 오늘의삼천포를 자기 손에 쥐고 있을 생각이 없다. 지자체 또는 공공에 환원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개인 욕심으로 이어가려면 한계가 있을테니 공익적 차원에서 운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 사랑만을 다져 넣었기에 나올 수 있는 생각과 결과물이다.

사천시 신벽동에 있는 '삼천포 정서방' 대표 정현(35) 씨. /주성희 기자
사천시 신벽동에 있는 '삼천포 정서방' 대표 정현(35) 씨. /주성희 기자

◇삼천포를 음미하다 = 삼천포정서방 대표 음식 ‘생선구이’를 고객에게 전하려면 약 4일이 걸린다. 삼천포 바다에서 잡은 생선은 오늘의삼천포 제조공장에서 세척을 포함한 손질을 하고 반건조를 한다. 이 과정이 적어도 3~4일 정도 걸린다.

반건조한 생선을 480℃ 화덕에 한 번 굽고 숯불에 한 번 더 굽는다. 간은 천일염으로 맞춘다.

삼천포 이름을 걸었기에 어디서도 맛보기 어려운 음식을 만들고자 했다. 화덕에서 생선 육즙을 가두고 숯불에 구워 숯향, 불맛을 배어들게 했다. 손이 많이 가고 귀찮은 과정이다. 식사하는 고객들이 만족하고 재방문하니 멈출 수 없다.

그 정성 때문일까. 2인상에 차려진 고등어·가자미·바닥대구 모두 그 속이 부드러웠다. 고등어는 아무리 잘 구워도 퍽퍽한 식감이 남아있다. 그게 본연의 맛인줄 알았다. 삼천포정서방은 다르게 표현했다.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풍미를 잘 잡아냈다.

바닥대구와 가자미는 반건조로 쫀득해진 껍질 덕분에 만족감을 2배로 준다. 윤기나는 생선살에서 반건조 생선구이 명장, 삼천포 해물장 명인의 손길과 정성을 맛볼 수 있다.

그 맛은 겸상하는 이가 초면임에도 손으로 덥썩 잡아 와구와구 뜯어먹게 한다. 젓가락과 손으로 잡고 뜯어먹으니 여느 소갈비보다 푸짐하고 맛나다.

사천시 '삼천포 정서방'에서 인기있는 상차림 중 하나인 제철 생선구이정식. /주성희 기자
사천시 '삼천포 정서방'에서 인기있는 상차림 중 하나인 제철 생선구이정식. 이 차림에서 솥밥이 곁들어진다. 평일 점심인데도 예약 손님이 많아 식당이 분주하다. /주성희 기자

◇3대가 행복한 식당을 꿈꾸다 = 삼천포정서방 생선구이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생각나는 맛이다. 사천을 여행삼아 방문했던 한 고객은 이제 삼천포정서방을 맛보러 사천에 들릴 정도다. 내 곁의 귀한 사람에게 대접하고 싶은 맛이다.

정 대표는 고객들의 이런 마음을 안다. 그는 직원과 손님 가족 3대가 삼천포정서방에서 행복하길 바란다.

이 때문에 압축 포장한 생선구이를 식당 내에서 구입할 수 있게 했다. 밀포장된 각종 구이를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기에 간단하게 조리하면 된다. 구이까지 완벽하게 마친 생선구이를 포장하려면 기존에 상용하던 포장지를 쓸 수 없었다. 여러 과정과 연구를 거쳤다.

최근 어버이날 선물로 많은 이들이 방문하고 구매를 하기도 했다. 한 고객은 부모님께 이런 식사를 대접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가 원했던 3대가 행복한 식당을 만들었다는 증거이기에 더 힘을 낸다.

올해 1월 10일 ‘오늘의삼천포’ 문을 열면서 가게 내부까지 새롭게 바꿨다.

포장된 구이류를 팔고자 한쪽 벽면을 냉장고로 채웠다. 이때 정 대표는 의외의 결정을 했다. 160석이 넘는 식탁을 84석으로 줄였다. 고객들이 더 편안하게 식사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리고 한 쪽 벽면에 오늘의삼천포 생산물을 판매하는 냉장고를 들였다. 요식업을 한다면 많은 손님을 모으는 게 최우선일 줄 알았는데 예상을 뒤엎었다. “정 대표가 이번에 잘못 생각했다”라고 말리는 주변 지인이 대부분이었다. 잘 될지 알 수 없는 포장 음식을 판매하려고 식탁 수를 줄인다니 말릴 법도 했다.

여봐란듯이 매출액은 더 증가했다. 최근 2월부터 매출액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정 대표 경험과 분석이 맞아떨어졌다. 정 대표는 “고객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따라가고 고객이 원하는 걸 실행해 얻은 결과물이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내부에 냉장고로만 판매를 그치지 않으려 한다. 삼천포정서방 야외 공간에 삼천포 농산물을 판매하고 많은 이들을 한데 모으는 장소로 만들고자 한다.

사천시 신벽동에 있는 '삼천포 정서방' 대표 정현(35) 씨. 그는 삼천포에서 지역상생을 꿈꾼다. /주성희 기자

3대가 행복하고, 삼천포가 행복한 식당을 만들려고 다양한 꿈을 꾸고 이를 실행한다.

스무살 때 만들었던 ‘삼천포를 사랑하는 모임(삼사모)’에서 봉사활동과 각종 행사를 벌였던 일들을 멈추지 않고 삼천포정식당에서 펼치려 한다.

다른 이의 행복을 내 것으로 아는 그의 넉넉한 인심 덕분에 삼천포는 오늘도 맑음, 오늘도 행복이다.

정 대표는 “청년들이 삼천포를 떠나지 않고 삼천포를 사랑하며, 발전할 수 있는 지역으로 인식하도록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주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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