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홍보 펼침막 등에 일본 선수 사진 삽입
귀마개에 일장기 보이고 유니폼 욱일기 연상
대회 주관 경남사격연맹 "의도 없는 헤프닝"
외부 업체 디자인 맡겼지만 검수 부족 해명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홍 시장 사과 등 촉구
창원시 "운영 연맹이 총괄...애초 시안도 못 봐"

이달 29일부터 4월 4일까지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리는 '창원특례시장배 전국사격대회' 홍보 펼침막에 일장기가 표시된 일본 여자선수 사진이 사용됐다가 철거되는 일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24일 논평을 내고 홍남표 창원시장 사과와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올해 5회째를 맞은 창원시장배 사격대회는 창원시가 주최하고 경남사격연맹이 주관한다. 대한사격연맹과 창원시설공단은 후원한다.

대회에는 10m 공기소총·공기권총 등 14개 분야 중등·고등·대학·일반부 선수들이 출전한다. 2023~2024 국가대표(급)·국제대회 파견선수 선발전도 함께 치른다.

창원시장배 전국사격대회 펼침막. 일장기가 보이고 욱일기가 연상되는 유니폼을 입은 일본 사격선수 사진이 삽입돼 있다. 논란이 일자 경남사격연맹은 해당 펼침막을 모두 철거했다. /독자
창원시장배 전국사격대회 펼침막. 일장기가 보이고 욱일기가 연상되는 유니폼을 입은 일본 사격선수 사진이 삽입돼 있다. 논란이 일자 경남사격연맹은 해당 펼침막을 모두 철거했다. /독자

문제가 된 건 대회 공식 홍보 펼침막이다. 대회 일정·장소·주최·주관 등이 포함한 펼침막에 일본 유키에 나카야마 선수가 공기총을 든 사진이 쓰였다. 특히 유키에 선수 귀마개 부분에는 일장기가 보였고, 선수가 입은 유니폼 무늬는 욱일기를 연상케 했다. 이 같은 디자인 펼침막 1개와 배너기 35개는 창원사격장과 인근 도로에 설치됐다.

경남사격연맹은 "펼침막·배너기 디자인 외부 업체에 맡겼었는데 시안을 받았을 때는 크기가 작아 일장기가 보지지 않았었다"며 "이후 펼침막과 관련한 민원이 제기됐고, 그제야 확대된 사진을 봤을 때 일장기임을 알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정치적인 의도 등은 전혀 없었고, 꼼꼼하게 검수하지 못한 탓"이라며 "펼침막·배너기 전체 철거 후 업체 측에 새 디자인을 요구했고 업체 측도 실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경남사격연맹은 단순 헤프닝이라 했지만 민주당 경남도당은 창원 성산·의창·진해·마산합포·마산회원지역위원회와 함께 논평을 내고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대일 굴종 외교 논란에 온 나라가 시끄러운 판에 하필 항일 독립운동 역사에 빛나는 창원 땅에서 벌어진 이 사단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라며 "세계대회도 아니고 전국대회를 홍보하면서 일제 욱일승천기를 연상시키는 무늬 유니폼에 일장기를 귀에 단 일본인 사격선수를 등장시킨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남표 시장이 주최하는 창원특례시장배 전국사격대회으므로, 홍 시장은 명백한 자기 생각을 밝혀야 한다"며 "이번 사태 진상조사와 책임자 규명·문책도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창원시는 "이번 대회와 관련해 시는 보조금만 지원했고, 대회 운영·행사 준비 등 모든 것은 경남사격연맹에서 한다"며 "사전에 펼침막 시안을 보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선수 사진이 쓰였다는 민원을 받고 곧바로 경남사격연맹에 철거를 요구했다"며 "진상조사 여부 등은 추후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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