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소주 1병 6000원 시대 접어드나>에 <소주 한 병에 만원까지…기막힌 '술플레이션(술+인플레이션)'>이란 서글픈 사회상 희화(戱化) 곁말까지 나온 터입니다. 주류업체가 "당분간 소주 가격 인상 안 해" 했다지만 그래도 불안, 불안. '서민의 연료'! '인생이 쓰면 소주가 달다'! 그 표현이 대변해 주고 있듯이 술 마시는 다중의 뒤엔 빙허 현진건의 소설 제목이기도 한 <술 권하는 사회>가 있어 왔습니다.

특히 그런 궁핍한 삶의 고달픔 속 서민들에게 '잔술'이야말로 더없는 위안이요 벗이기도 했습니다. 경제가 곤두박질칠 때마다 잔술을 찾는 발길도 김유신의 말이 기생 천관의 집으로 버릇처럼 향하듯 그렇게 늘어나곤 했습니다.

그 잔술! 아, '옛날이여'의 정물(情物)이 이미 서울 탑골공원 등에 등장해 '한잔 목마름' 벗이 됐다 합니다. 한데 '1000원' 그 종이컵 잔술도 고물가로 더 작아진 잔에 담기고 있다니 씁쓸함에 짠함이 겹칩니다.

 

'한 잔만, 딱 한 잔만'
'간에 기별도 안 간다'
두 말 행간에 숨은 것
'에라, 모르겠다' 한 곳에
'우리를
술푸게 하는 것들'
박성광의 개그가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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