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은 유엔(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이다. 세계적으로 당면한 먹는 물 부족과 수질 오염문제를 해결하고자 1992년 유엔 총회에서 선포되었다. 이런 특별한 기념일에 영남권 75개 환경·농민·학부모단체가 연대하여 낙동강 보 개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먼저 올해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하면서 유엔은 '지하수,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 해야 한다는 구체적 과제 혹은 주제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우리 환경부도 '하나 된 물, 자연과 인간이 함께 누리는 생명의 물'이라는 주제를 대외적으로 알리고 있다. 즉 올해부터 하천관리를 포함한 물 관리 일원화 정책이 시행되면서 모든 형태의 물을 포괄적으로 관리해 자연과 모든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깨끗한 물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정부의 이런 주장과는 너무 동떨어져 보인다. 왜냐하면 낙동강 유역 녹조현상 발발이 일상화하면서 각종 농산물에서 유해 독소가 검출되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시스틴이라고 불리는 유해독소는 청산가리보다 수천 배 독성이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유해물질이 낙동강 유역에서 재배한 쌀에서 검출되어 지역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물 관리를 제대로 하여 사람들에게 생명의 물로 제공하겠다는 환경부의 말은 장밋빛 약속이 아니라 말도 되지 않는 소리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지역시민사회단체들이 주장하는 낙동강 보 개방 요구가 오히려 현실성이 충분한 정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즉 강물이 고여 있으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녹조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강물을 흐르게 하는 건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다. 흘러가는 물이 아까워서 모아서 수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보 건설 취지가 오히려 문제가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낙동강 보 개방을 요구하는 지역시민사회단체 목소리를 물 관리정책과 연관하여 볼 필요가 있다. 환경단체의 목소리를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 요구를 위한 요구로 치부해선 곤란하다. 우리 먹거리에 독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충격적인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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