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경남물포럼서 잇단 지적
오염물질 유입 수준 심각 강조
"취수원 관리 더욱더 촘촘해야"

올해 19회째를 맞은 경남물포럼이 22일 오후 1시 창원시 성산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경남도와 낙동강유역환경청, K-water 낙동강유역본부, 경남물포럼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생태환경연구소 등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한 물관리’라는 주제로 마련됐다.

낙동강통합물포럼, 국제빗물포럼, 국제도랑포럼 등 물과 관련한 발제와 주제발표, 토론이 이어졌다. 윤조희 경남물포럼조직위원장, 서규태 녹색환경지원센터연합회장, 정판용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 대표이사 등 100여 명이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열린 포럼에 함께했다.

◇“낙동강 유역 위해물질 유입 심각” = 개회식에 이어 물 환경 개선을 위한 물관리 정책을 주제로 진행된 낙동강통합물포럼 토론회에서는 여전히 낙동강으로 흘러들어오는 오염물질이 상당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0여 년간 정부와 환경 전문가, 환경단체 등 여러 이해 당사자가 노력해 낙동강을 3~4급수에서 2급수로 만드는 데 성공했으나, 인체에 해로운 오염원은 막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용 한국생태환경연구소 이사장은 “취수원으로 사용되는 낙동강에서는 현재 많은 미세플라스틱, 화학물질, 살충제 등 각종 위해물질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며 “인체에 해로운 오염물질이 포함된 물이 농산물에 쓰이고, 수돗물로 사용됨으로써 인체에 오염원이 축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트남 달랏시 도랑살리기 사업 성과를 발제 중인 이상용 한국생태환경연구소 이사장. /최석환 기자<br>
베트남 달랏시 도랑살리기 사업 성과를 발제 중인 이상용 한국생태환경연구소 이사장. /최석환 기자

이 이사장은 “오염물질이 포함된 낙동강 수계 물이 인체에 축적되고 있다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내 피를 뽑아서 다양한 오염물질을 분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크다”고 말했다. 낙동강 녹조 문제와 관련해서는 “녹조 발생이 심각해 안타깝다”며 “이런 문제는 해결하려면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더 많은 이해 당사자가 노력해 안전한 물이 만들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이찬우 경남생태관광협회장은 지자체가 나서 촘촘하게 관리체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낙동강 권역으로 폐농자재와 같은 농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유입이 상당해 오염원 발생 주체를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낙동강 본류 자체가 취수원으로 이용되고 있는 만큼 관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이 협회장 설명이다.

이 협회장은 “우포늪도 그렇지만 주남저수지 주변을 보면 일대에 비닐하우스가 많다”며 “플라스틱, 농자재 등이 농수로를 따라 낙동강으로 다 들어가고 있다. 지자체가 촘촘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물관리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제도적인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며 “지방자치단체가 많은 관심을 뒀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휴양지 달랏시 도랑살리기 교류사업 성과 = 뒤이어 진행된 포럼에서는 2019년부터 한국생태환경연구소가 베트남 달랏시에서 진행한 도랑살리기 사업 경과와 성과를 톺아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달랏시는 호찌민에서 동북쪽으로 300km가량 떨어진 고산지대로, 베트남 지역 관광 특별시로 지정된 곳이다. 연구소는 지난 2019년 2월과 12월, 2022년 12월 각각 1차례씩 현지를 방문, 달랏시의 오염된 도랑(타이핀호~혼보마을 약 1.9km 하천 유역)을 정화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발제자로 나선 이상용 한국생태환경연구소 이사장은 마을 환경 개선과 생태계 보전을 목적으로 도랑살리기 사업을 벌여온 이래 달랏시 12개 동 환경 개선에 이바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달랏시는 하천 폭이 좁고 하천 경계에 있는 땅들은 농민들이 온실 경작에 사용 중이었다”며 “무성한 갈대와 잡초, 농업 쓰레기 투기로 물 흐름 방해도 심해 수질 환경이 좋지 않았는데 개선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베트남 현지인도 참석해 도랑살리기 사업이 진행된 후 마을이 바뀌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응우옌 푸엉 뚜 뀐 베트남 달랏대학교 한국학과 강사는 “꽃의 도시로 불리는 달랏시는 경관이 아름답고 외국에서도 많이 찾는 유명 관광지”라며 “꽃 생산 과정에서 나온 쓰레기나 각종 폐기물이 주변에 버려진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우리 달랏도 (앞서 도랑살리기 사업이 진행된) 거창 갈지마을처럼 좋게 바뀔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사 끝에 이 이사장은 도랑살리기 사업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경남지역에서 도랑살리기 사업이 여럿 진행돼왔지만 아직 확산 단계는 아니다”라며 “낙동강 유역만이라도 네트워크가 모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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