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큰고니 한 쌍이 새끼 무리를 데리고 창원 도심을 찾아 겨울을 나고 있다.

6일 기준 창원시 성산구 용지동 용지호수공원에서 큰고니 7마리가 월동 중이다.

낮에는 무리 지어 호수를 누비고, 밤에는 다 같이 바위 위에서 잠을 청한다. 용지호수공원을 벗어나는 모습은 따로 드러나지 않았다. 온전히 겨울을 나는 셈이겠다.

2마리는 온몸이 흰색이고 정도 차이가 나지만 나머지는 회갈색이다. 큰고니는 다 크면 흰색, 어리면 회갈색을 띤다.

이찬우 금성재단강림환경연구원 기획실장은 “부모 개체 한 쌍과 나머지 새끼 개체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큰고니는 주로 한국에서 겨울을 난다. 보통 저수지·물 고인 논·호수·하구·해안 등 수심이 얕은 데에서 지낸다.

도심 속 공원에서 큰고니를 보기란 쉽지 않다. 아니, 아주 특이한 사례다. 특히, 용지호수공원은 낮이나 밤이나 시민 발걸음이 아주 잦은 곳이다.

다만, 큰고니 목격담은 올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즈음 목격한 사례를 시작으로 작년에는 5마리가 들렀다. 당시 어미 1마리와 새끼 4마리로 봤다.

6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용지동 용지호수공원에 큰고니 7마리가 겨울을 나고 있다. /김구연 기자
6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용지동 용지호수공원에 큰고니 7마리가 겨울을 나고 있다. /김구연 기자

전문가는 예전에 용지호수공원에서 겨울을 난 적이 있는 개체가 새끼를 데리고 다시 찾았다고 추측한다.

이 실장은 “용지호수공원은 나름 수초지대가 있고 연과 같은 수생식물도 있어 먹이는 모자라지 않는 듯하다”고 말했다.

특히, 용지호수공원 면적은 5만 4600㎡로 넓지만 물가는 바닥이 보일 정도로 수심이 얕아 큰고니가 지내기 알맞다.

큰고니 가족은 용지호수공원이 창원 주남저수지 같은 철새 도래지에 견줘 먹이 경쟁이 덜하다고 판단, 겨울 쉼터로 낙점한 눈치다.

마침 올해 주남저수지는 재두루미만 해도 월동 개체수가 예년에 견줘 크게 늘어 과밀이 걱정인 수준이다.

용지호수공원은 오히려 보는 눈이 많아 해코지 걱정도 덜한 분위기다. 실제 공원을 찾은 시민은 큰고니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거나 조용히 지켜보는 데 그쳤다.

이 기획실장은 “부모 선택으로 새끼도 따라온 모양새인데, 앞으로 독립한 새끼는 어떨지 몰라도 부모 개체는 다른 사정이 없는 한 계속 용지호수공원을 찾을 듯하다”고 말했다.

창원시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서식 조사를 벌인다든지 생태 환경을 조성한다든지) 따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최환석 기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