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웠고 치솟는 난방비 탓에 사회복지시설 등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 정부와 여야가 책임공방만 벌이다 긴급지원으로 가닥을 잡긴 했지만 실제 어려움을 당하는 이들에게 지원이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고, 급하게 추진하면서 사각지대가 많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는 이웃들의 따뜻한 손길만큼 힘이 되는 것도 없다.

사회복지시설은 운영 금액에서 인건비 다음으로 공공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난방비 급등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운 날이 많아서 난방비를 줄일 여지도 없었다. 아동양육시설 창원 동보원은 지난달 난방비만 해도 400만 원이 나왔다. 2~3시간 간격으로 보일러를 켜고, 아이들에게 내복·수면 양말 등 방한용품을 착용시켜 난방비를 줄여보려고 애를 쓰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연령대가 어린 아이들을 돌보는 시설이나 요양원 등 노약자들이 주거하는 곳은 난방비를 줄이려다 더 큰 문제에 봉착할 수도 있다. 2·3월에도 난방비 부담이 줄지 않으면 정말 곤란한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한다. 시설 운영 금액이 정해져 있는데 공공요금은 계속 오르니 다른 용처의 비용을 줄이게 되면 시설운영 수준이 낮아질 위험도 크다. 이들 시설은 난방비를 지원해 달라고 지자체에 요청도 하고 주변에 사정을 말하고 후원금을 요청하는 등 갖은 애를 쓰고 있지만 어려움을 헤어나기 어려운 실정이다.

난방비 급등에 민간 차원에서도 지원에 나섰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도내 소규모 사회복지시설 78곳에 1억 원의 난방비를 지원했고, 운영비를 받지 못하는 지역아동센터에 기관당 130만 원씩 난방비를 지원했다. 지난달 27일에는 경남도가 취약 계층 난방비 지원 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각 지자체에서도 난방비 추가 지원 방안을 고심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지자체나 모금회 등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어려운 이들의 마음마저 녹여 줄 수 없다. 이웃들의 따뜻한 손길이 있어야 한다. 더불어 어려움을 이겨내도록 힘을 보태는 훈훈함이 우리 지역에 가득 차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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