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주남저수지 재두루미 월동 개체수가 예년에 견줘 크게 늘었다. 서식지 보존에 힘쓴 결과라 반갑지만, 과밀은 걱정거리다.

주남저수지 매년 1월 개체수는 2020년 291마리, 2021년 698마리, 2022년 759마리다. 올겨울은 최대 2300마리를 기록한바, 예년에 견줘 1000마리가량 늘었다.

전문가는 우선 재두루미 개체수가 늘었고, 주남저수지를 비롯한 안식처가 제 역할을 하면서 한국을 찾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평가했다.

1월 기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국내 재두루미 개체수는 1000마리 초중반대를 오가다가 2014년 2645마리, 2016년 3278마리, 2018년 4786마리, 2019년 5313마리, 2021년 7012마리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달 기준 국내 재두루미 개체수는 모두 9249마리다. 전 세계 재두루미 개체수는 4~5년 전 기준으로 대략 1만 마리다.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는 “5~10년 전부터 매년 재두루미 개체수가 늘었고 현재 1만 마리를 넘겼을 텐데 번식기 사정이 좋았던 까닭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통 재두루미 절반 가까이는 겨울철 일본 가고시마현 북서부 이즈미시에서 월동한다. 나머지는 한국, 중국 순으로 나뉘어 겨울을 난다.

2일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저수지 인근 들 위로 재두루미 떼가 날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2일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저수지 인근 들 위로 재두루미 떼가 날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이 대표는 “일본에서 겨울을 나는 개체가 조금씩 줄어든 반면 한국에서 지내는 개체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이즈미시를 기준으로 흑두루미 개체수가 더 많아 경쟁이 치열하고 과밀 문제를 없애려고 먹이를 줄인 탓에 재두루미 처지에서 매력이 떨어진 모양새다.

이 대표는 “특히, 4대 강 사업 이후 모래톱이 사라진 낙동강이 제 역할을 못하는 와중에 그나마 주남저수지는 수위를 낮춰 잠자리 사정이 나아졌고 먹이도 꾸준히 챙겨 주는 등 보존에 힘을 쓴 결과, 재두루미가 크게 늘어난 듯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는 주남저수지 과밀을 우려했다. 실제 올겨울 일본 이즈미시와 전남 순천만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로 흑두루미가 떼로 죽는 등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 대표는 “일본 이즈미시와 전남 순천만 사례를 고려, 주남저수지 재두루미 개체수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며 “먹이 주는 주기를 바꾼다든지 장소를 바꾼다든지 달리하면 효과가 있겠다”고 조언했다.

창원시는 주남저수지 과밀 문제를 인식하면서도 당장은 풀기 쉽지 않겠다는 태도다.

최정일 시 푸른도시사업소 주남저수지과 주남관리팀장은 “조만간 재두루미가 떠날 시기라 먹이를 늘릴 텐데 자칫 다른 영향을 미칠지도 몰라 조심스럽다”며 “다음 겨울에는 과밀 우려가 없도록 대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최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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