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실거래가격 소폭 상승 분위기
청약 실패자 매매 수요 등 영향 분석
"저점 찍었다? 일시적 현상"에 무게

새해 여러 변수가 겹쳐 창원 부동산 하락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반등 국면으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실거래가 통계와 현장 분위기에서 이 같은 흐름이 교차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지난달 20일 창원시 의창구 중동유니시티 3단지 84㎡ 평형 가구는 7억 4000만 원에 팔렸다. 이 단지 같은 평수는 2021년 10월 9억 6500만 원까지 거래됐다가 지난해 12월 6억 2000만 원으로 떨어졌는데, 올해 들어 7억 원대 가격을 회복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마린애시앙부영 아파트(84㎡)는 지난 17일 4억 500만 원에 팔렸다. 이곳 같은 평수 역시 지난해 3월 최고 5억 2000만 원까지 올랐으나, 지난해 말 3억 원대 초중반에 활발히 거래됐다.

창원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주춤하는 분위기다. 창원지역 아파트 단지 모습.
창원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주춤하는 분위기다. 창원지역 아파트 단지 모습.

그 외 다른 신축 아파트 실거래가 기록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집계하는 주간아파트매매가격지수 추이를 봐도, 지난해 5월 23일(+0.15%) 이후 12월 26일(-1.37%)까지 매주 깊어지던 지수 하락 폭이 지난달 23일 -0.32%까지 서서히 줄어들었다. 

금리 상승 여파로 계속 떨어지기만 하던 아파트 가격이 저점을 찍은 것일까. 공인중개사들은 다양한 변수가 맞물린 일시적 현상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직접적인 변수로는 청약 실패 실수요자들이 매매 시장에 관심을 돌린 영향을 들었다. 

하재갑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장은 "'창원센트럴파크 에일린의 뜰', '창원사화롯데캐슬' 두 공동주택 단지 청약에 실패한 실수요자들이 창원 시내 신축 대형 평수 물량을 흡수하면서 가격 하락세가 멈춘 상황"이라며 "최근 정부 압박으로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일제히 소폭 하락한 점도 부담이 줄어든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특례보금자리론(주택가격 9억 원 이하 실수요자일 경우 소득 제한 없이 최대 5억 원까지 가능) 금리도 0.5%p 내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정부 부동산 규제 완화로 매도 비용이 줄어든 것도 간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우선 지난해 창원시 의창·성산구가 각각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구에서 해제되면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30%) 부담이 줄었다. 또한, 정부는 지난달 26일 부동산 세제 보완 방안을 발표했는데, 거주 이전 목적의 일시적 1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신규 입주 3년 안에 처분하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분양 가격보다 더 내려가는 것만은 두고 볼 수 없다'는 심리적 저항감도 작용했다. 

하 지부장은 "급매 물량이 소진되기 시작하자 다른 매도자들도 내놨던 매물들을 거둬들이고, 가족을 들이거나 전세 물량으로 돌리는 분위기"라며 "유니시티 분양가는 5억 원대였지만, 그동안 냈던 취·등록세, 종합부동산세·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대출 이자까지 생각했을 때 7억 이하로 떨어지면 손해라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기준금리가 더 인상되거나, 청약 실패 수요가 빠지면 하락세는 다시 가팔라질 여지가 있다. 하 지부장은 "지금은 금리 부담을 어느 정도 버틸 만한 이들이 남아 있다고 보지만, 앞으로 금리 변동에 따라서 어떻게 변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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