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선거 '친윤' 업은 김기현 공개 지지
나경원 전 의원 겨냥 초선의원 성명 주도 등
연일 '친윤석열' 행보…총선 공천 연계해 주목
'윤심' 당 장악력 큰 때, 불확실성 해소할 포석?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초선인 강민국(진주 을) 국회의원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강 의원은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기현(울산 남구 을)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그의 당선에 힘 쏟고 있다. 공개 지지는 경남지역 국민의힘 국회의원 13명 가운데 유일하다.

강 의원은 김 전 원내대표와 ‘동지적 관계’다. 그는 김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 당 원내 대변인 겸 원내 부대표를 맡아 호흡을 맞췄다. 김 의원과 함께 원내에서 대선을 진두지휘하며 윤석열 정부 탄생에도 역할을 했다. 두 사람은 한나라당 시절에도 당 대변인(김기현), 원외 대변인(강민국)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강민국 의원이 지난 15일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출정식에서 진주 을 지역 당원들과 함께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강민국 의원 페이스북
강민국 의원이 지난 15일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출정식에서 진주 을 지역 당원들과 함께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강민국 의원 페이스북

강 의원은 “원내대변인 시절 오직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김 전 원내대표와 함께 하루 4시간도 못 자면서 전국 구석구석을 방문하는 등 고락을 함께한 만큼 두터운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초선인 나를 원내 대변인으로 발탁하고 4선 중진 선배 의원으로서 국회 운영에 눈을 키워 준 은인과 같은 분인 만큼 김 의원을 돕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대선 전후로 당원과의 만남, 당원 연수 등을 명목 삼아 5차례 넘게 김 의원을 진주로 초청해 서부경남 지역 당원들 사이 김 의원 지지세 확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 김 의원도 강 의원을 향한 깊은 애정을 나타내고 있다. 부친이 경남도의원을 지냈고, 강 의원도 경남도의원을 발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김 의원은 가장 ‘윤심’에 가까운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중 최고 핵심으로 평가받는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 지원을 등에 업은 이른바 ‘김장 연대’로 대세론을 설파하고 있다. 최대 경쟁자였던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 25일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나 전 의원이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낸 성명서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정가 시각이다. 성명은 나 전 의원이 저출산 대책을 대통령 승인도 없이 발표해 논란을 일으키고도 ‘대통령의 본의가 아닐 것’이라며 대통령과 참모를 갈라치면서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그 갈등을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점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성명을 주도한 인물로 박수영(부산 남구 갑), 배현진(서울 송파 을) 의원이 거론되는데 여기에 강 의원도 포함돼 있다. 한 매체는 강 의원이 지난 17일 같은 당 초선 의원 여럿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성명에 동참해 달라” 호소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이를 두고 “나도 이름을 올린 50명 중 한 사람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강민국 국회의원이 지난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실 주최 신년인사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강민국 의원 페이스북
강민국 국회의원이 지난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실 주최 신년인사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강민국 의원 페이스북

당 대표 선거에 ‘윤심’이 강하게 작용하고, 선거 결과가 내년 총선 공천을 좌우할 가능성이 큰 건 사실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 같은 당 장악력을 보일 수 있는 건 총선 공천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윤 대통령과 여당 현역 대부분이 인연이 적은 만큼 내년 공천에서 상당수 배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여당 후보 당선 가능성이 큰 영남권에서는 대부분 공천을 받기 어려울 거라는 예측도 있다. 윤핵관도 대통령 측으로부터 험지 출마를 요구받을 수 있다는 걱정을 할 정도다.

강 의원은 자신이 이사장을 지낸 금헌학원 산하 진주동중 직원 사적 동원 문제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특히 서부경남 지역 언론 눈초리가 매섭다. 검찰·법조계 내 진주 출신으로 윤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원외 인사가 나타난다면 공천 보장을 장담할 수 없다. 어느 때보다 ‘친윤’ 입증이 중요한 때, 초선인 강 의원 행보가 여러 관점에서 의미심장하게 보인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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