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교사·전담사서 안 늘어
배치율 32.6% 작년 그대로
도교육청 “자원봉사자 배치”
전문성·실효성 없다 지적도

올해도 경남지역 학교도서관 10곳 중 7곳이 전문 인력 없이 운영될 방침이다. 사서교사·전담사서가 전혀 늘지 않아 학교도서관 전담 인력 배치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2.6%다. 경남교육청은 자원봉사자를 배치해 학교도서관을 운영할 방침인데,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교육청은 올해 사서교사와 전담사서 등 인력을 배치하지 못하는 학교도서관에 자원봉사자를 활용하고자 활동비 4억 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현재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며 학교 100곳에 400만 원씩 지원한다.

자원봉사자는 학교에서 학부모를 우선해 2명 이상 선정한다. 주당 15시간 미만으로 학교도서관 운영에 참여한다. 활동비는 교통비·식대 성격으로 4시간 미만 활동에 2만 원, 4시간 이상 4만 원으로 책정했다.

학교 수업 일수는 1년에 190일 안팎. 한 해 봉사비를 고려하면 자원봉사자도 일주일 내내 학교도서관 운영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사서교사 증원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봉사활동비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에서 국어교사나 독서교육 등에 관심이 많은 교사가 도서관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며 “전문적 관리 등은 어렵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2030년까지 학교도서관 사서교사 비율을 5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난해 도내 사서교사는 1명도 늘지 않았다. 전담사서도 마찬가지다. 이에 올해 도내 학교도서관 976곳에 인력 배치율은 지난해와 같은 32.6%(319명)다.

학교에서는 당장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사서를 겸임한 한 교사는 “학교도서관에 자원봉사자를 배치하는 것은 과거에도 실패한 적이 있다. 실제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아 흐지부지됐다”며 “학교도서관 운영은 전문성이 필요하다. 자원봉사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독서교육에 관심이 많아 자원해서 운영을 맡았다는 한 교사도 “자원봉사자 배치는 일정 시간 도서관 문을 열어둔다는 의미일 뿐 체계적인 운영과 관리는 안 된다”며 “학교도서관은 늘 그 자리에 누군가 있다는 게 매우 중요한데, 인력 충원을 교육부에서 쥐고 있어 어쩔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하지만 정말 안타깝다. 교육청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 도내 중학교 교사는 학교도서관 전담 인력을 확충해달라며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그는 학교에서 수업과 행정업무를 하면서 도서관 운영까지 맡았다. 이에 그는 도서관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상황을 고려해 전담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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