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적어도 출발점이 같아야 한다는 기회균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아직 장애인에 대한 기회균등만큼은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현장실습은 본격적인 취업 준비에 앞서 직업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직업교육의 핵심인데도 장애 학생들의 제대로 된 현장학습처는 찾기 어렵다고 한다. 장애를 특별 배려하자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기회균등은 되어야 공정한 사회인 것이다.

현장실습은 직업현장을 체험하면서 각 학생의 적성이나 흥미·기능 등을 살펴볼 기회다. 직업계 학생들의 필수 학과과정이기도 하다. 이는 장애 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장애 학생들은 제대로 된 현장실습처를 찾기 쉽지 않다. 장애인 고용을 꺼리는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현장실습처인 기업들의 소극적인 태도 등이 이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장애 학생들이 현장실습할 수 있는 기업체는 장애인이 일정 비율 이상 고용된 장애인표준사업장이나 장애인복지관 등에 국한되어 있다. 이러다 보니 현장실습처는 태부족일 수밖에 없고, 체험할 수 있는 직무 역시 지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실습 기회가 차단되어 있으면 취업 기회 또한 차단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창원지역 현장실습 현황을 보면 장애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한 기업체는 총 4곳이다. 이 가운데 취업에 성공한 학생은 4명에 그쳤다. 도내 다른 시군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2022년 경남특수교육 현황을 보면 특수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공과를 수료한 학생들의 취업률은 17.6%다. 장애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것도 사회진출을 가로막는 요소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장실습처와 장애 학생을 연결해 주고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인력인 스페셜코디네이터가 부족한 것이 한 예다. 경남에는 스페셜코디네이터가 총 12명 있다. 창원이 4명으로 가장 많고 김해 2명, 양산·진주·거제·사천·함안·거창에 1명씩 있다. 이 숫자로는 새로운 기업체 발굴 역할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장애 학생들에게도 기회는 균등해야 한다. 사람답게 사는 세상은 차별을 없애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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