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흡수 속도가 빠른 이른 바 ‘블루카본’ 관심이 더욱 커질 전망인 가운데, 바다와 습지를 겸비한 경남지역 역할에 눈길이 쏠린다.

다년생 해초로 수산생물 서식처인 잘피는 국제 탄소중립에 이바지하는 탄소흡수원 블루카본으로 주목받는다. 연안에 서식하는 식물생태계가 저장한 탄소를 뜻하는 블루카본은 육상 생태계에 견줘 최대 50배 이상 탄소를 흡수한다고 알려졌다.

잘피숲 블루카본 역할에 관심이 커지면서 민간 차원뿐만 아니라 지자체 등 공공 영역에서 주목도도 높다. 최근 환경전문 비정부간 국제 조직 (사)에코피스아시아는 KB국민은행 기부금으로 해양생태기술연구소·한국수산자원공단과 남해군 창선면 가인리 언포 앞바다에 잘피 성체를 이식했다.

앞서 경남도는 해양생태계보호구역인 통영 선촌마을 인근 바다에 잘피 일종인 거머리말을 이식한 바 있다. 통영 선촌마을 인근 바다는 거머리말 서식지로 보호하고자 2020년 해양생태계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28일 에코피스아시아는 KB국민은행 기부금으로 해양생태기술연구소, 한국수산자원공단과 함께 남해군 창선면 가인리 언포 앞바다에 잘피 성체를 이식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언포 앞바다에 잘피 성체를 이식한 모습. /에코피스아시아
28일 에코피스아시아는 KB국민은행 기부금으로 해양생태기술연구소, 한국수산자원공단과 함께 남해군 창선면 가인리 언포 앞바다에 잘피 성체를 이식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언포 앞바다에 잘피 성체를 이식한 모습. /에코피스아시아

바다숲 조성 사업을 벌이는 한국수산자원공단도 남해와 서해 연안에 지난해 기준 약 147㏊ 잘피숲을 조성했다. 공단 자체 기술로 가까운 잘피 서식지에서 성체를 채취, 대상지에 직접 이식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벌인다.

경남도 해양항만과 관계자는 “현재 잘피숲에 국한, 가시적인 추가 계획은 없으나 통영 선촌마을 인근 바다를 거머리말 서식지로 특화해서 관리하고 확대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잘피숲과 더불어 새해에는 연안습지도 블루카본 역할로 조명받을 전망이다. 환경부는 최근 올해부터 2027년까지 추진할 ‘제4차 습지보전기본계획’을 공개했다. 목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지속 가능한 습지생태계 조성’으로, 4개 전략 12개 추진과제를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환경부는 “앞서 계획은 습지보호지역 생물다양성 보전에 초점을 뒀다면 4차 계획은 기후위기 대응 습지 생태계 서비스 가치와 탄소흡수원 가치 증진까지 중점에 뒀다”고 설명했다.

우선 습지가 사라지지 않도록 조사와 연구를 확대한다. 습지를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인정받고자 내륙습지 생태계 탄소 배출과 흡수가치를 정량 평가하고 탄소 흡수를 증진하는 복원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연안습지에서 새 블루카본 역할을 발굴, 탄소흡수형 해안을 조성하고자 2단계 기술개발도 함께 추진한다.

이번 4차 계획으로 오는 2027년까지 내륙습지 보호지역은 150㎢, 연안습지 보호지역은 158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환경부는 내륙과 연안습지 복원으로 탄소흡수원을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유제철 환경부 차관은 “습지는 전 세계 생물종 40%가 서식하는 생물다양성 보고이며 탄소흡수원으로 4차 계획으로 생물다양성 증진뿐만 아니라 기후위기까지 해결하고자 습지 보전·관리 실천전략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최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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