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티 남해·부산·서울 등 설계
건축가 민성진 27년 활동 선봬
최근작 '온실 속 주택' 전시도
건축 프로젝트 내년 7월말까지

공간의 미학을 탐구하는 '건축 미술관'. 

건축·도자 미술관을 표방하는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이 그동안 도자 전시에 집중해 왔다면, 건축에 무게중심을 둔 기획전을 오랜만에 선보인다.

14일 전시 개막에 앞서 지난 13일 기자간담회가 마련돼 '건축가 민성진, 기능과 감각의 레이어링' 전시장을 찾았다. 전시는 내년 7월 30일까지 이어진다. 

건축가 민성진이 27년 동안 국내외 펼친 활동들을 아카이브한 전시를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갤러리1 공간에서 설명하고 있다. /박정연 기자
건축가 민성진이 27년 동안 국내외 펼친 활동들을 아카이브한 전시를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갤러리1 공간에서 설명하고 있다. /박정연 기자

◇미술관 돔하우스 건축 프로젝트 시작 = 늦은 감이 있지만 해를 넘기기 전 '2022 건축 프로젝트' 기획전 시작을 알려왔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전시관은 돔하우스와 큐빅하우스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돔하우스는 삼각형의 격자로 이루어진 유리 천장이 특징이다. 하늘이 보인다는 점에서 작품의 조명은 자연 채광으로 충분히 채워진다.

아시아 주요 건축가의 다양한 시도와 아카이브를 보여준다는 목표로 돔하우스 건축프로젝트가 출항했다. 첫 번째 주인공은 민성진 건축가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사회 변화에 따른 건축가의 진화 과정을 다루고, 기능과 감각의 복합화 양상을 보이는 프로젝트를 주로 살펴본다. 그중에서도 민성진의 실험적인 미래 농촌주택 디자인 전략을 탐구하며 복합체로서 건축의 면모를 드러낸다.

◇'아난티' 설계로 알려진 민성진 = 남해군에 있는 '아난티 남해 스파 리조트', 부산 기장군에 있는 '아난티 힐튼 부산' 을 설계한 인물이 민성진이다. 실험적이고 자연친화적인 리조트 공간을 선보이며 이목을 끌어왔다. 그의 이전 작품 '아난티 클럽 서울'은 2012년 뉴욕타임즈 선정 '세계에서 가볼 만한 45곳'에 오르기도 했다. 2008년에는 금강산에 수차례 다녀왔다. 국제관광특구에 '금강산 아난티 리조트'를 지었다. 이들 대부분이 교외 프로젝트라면 도심 속 교육·전시 공간을 설계한 작품도 있다. 숭실대 형남공학관을 비롯한 준오 아카데미, 세스코 아카데미, S갤러리 등이 그의 조형물이다.

민성진은 "충돌할 법한 이질적인 기능을 한곳에 공존시키고 관념에 머무르지 않고 이것을 공간적 실체로 구현하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날것 그대로의 자연 그 속에서 사람들에게 문화적으로 어떤 경험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자연을 위해 장소 만들기 차원으로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여기에 다양한 성격의 건축을 앉힌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태어난 민성진은 미국 캘리포니아대 건축학 학사·하버드대 건축대학원 도시디자인학 석사를 취득하고 1995년 서울에 SKM Architects(에스케이엠 건축)를 설립했다. 그가 27년 동안 국내외에서 펼친 활동을 아카이브한 전시는 갤러리1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민성진 건축가가 디자인한 유리 온실 속 주거 모델인 '메타 팜 유닛(Meta-Farm Units)'이 클레이크김해미술관 돔하우스에 전시되어 있다. /김동규 사진가
민성진 건축가가 디자인한 유리 온실 속 주거 모델인 '메타 팜 유닛(Meta-Farm Units)'이 클레이크김해미술관 돔하우스에 전시되어 있다. /김동규 사진가

◇미래 농촌주택 '메타 팜 유닛' = 민성진의 최근작 '메타 팜 유닛(Meta-Farm Units)'은 유리 온실 속 주거이다. 올해 6월 충북 진천에서 열린 '하우스 비전 코리아'에서 선보인 미래주택 디자인을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돔하우스에 구현했다.

민성진은 "유리 온실은 온도와 습도 관리가 용이해서 이 속의 집은 비바람을 막는 기능이 따로 필요하지 않아 가볍고 유연한 소재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예로부터 농경지 주변에는 자재관리와 휴식을 위해 간이 공간인 농막을 지었는데, 메타 팜 유닛은 이런 농막을 거주공간으로 발전시킨 것이다"고 덧붙였다.

침실·부엌 등 기능별로 나누어진 공간은 옥외 공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한국 전통 건축의 마루를 재해석한 데크를 활용해 소통하는 기능을 더했다. 본보기집(모델하우스)에 들어가듯이 작품 속을 걸어 들어갈 수 있다.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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