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3번째 제작 거북선 공개
임진왜란 당시 문헌 등 참고해
용두 일자형·덮개 목재로 변경
임진왜란 때 쓰인 모습 재현 충실

해군이 6일 창원시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해전에서 활용한 거북선을 복원해 공개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해군이 6일 창원시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해전에서 활용한 거북선을 복원해 공개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임진왜란 당시 조선 바다를 수호한 충무공 이순신의 거북선이 해군과 전문자문단 손에서 다시 태어났다.

해군은 6일 해군사관학교에서 개막한 ‘2022 이순신방위산업전’에 맞춰 임진왜란기 거북선을 공개했다. 이날 거북선 부두에서 열린 공개행사에는 홍남표 창원시장, 안상민 해군사관학교장 등이 함께했다.

해군은 앞서 두 차례 거북선을 복원·제작한 바 있다. 1980년 건조한 1차 거북선은 남해군이 기증받아 관리하고 있다. 1999년 건조된 2차 거북선은 해군사관학교에서 보관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세번째 거북선은 교수·연구원, 관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문자문단이 설계·건조 과정에 참여했다. 해군은 수차례 토의를 거쳐 이번 3차 거북선을 제작했다.

6일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해전에서 활용한 거북선을 복원해 공개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

해군은 이번 3차 거북선이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과 가장 가깝게 재현됐다고 밝혔다. 이번 복원에는 이순신 장군이 임금에게 보고한 장계(당포파왜병장·1592년), 이순신 유고전집인 <이충무공전서(1795년)> 등 옛 문헌을 참고했다.

2019년 9월 설계에 들어간 거북선은 4년여 만에 실물로 세상에 나왔다.

3차 거북선은 국내산 소나무로 만들었다. 크기는 전장 24.3m, 전고 5.67m, 전폭 9.64m, 배수량 92.1t으로 승선 정원은 125명이다. 포문은 총 14개로 양쪽에 6개, 용 머리 1개, 용 꼬리에 1개씩 있다. 노는 양쪽에 8개씩 설치됐다. 제작에는 총 29억 원이 투입됐다.

전반적인 크기는 2차 거북선보다 작아졌다. 전장은 약 10m 줄었고 배수량은 약 60t 감소했다. 이는 임진왜란 때 실제 해전에 쓰인 거북선이 기존 판옥선 중 작은 배를 개조해 만들었다는 당대 기록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2차 거북선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특징은 배 앞부분에 달린 용 머리가 일자 형태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기존 용 머리는 기린 목처럼 세로로 길게 솟아 있었다. 하지만 3차 거북선은 용 머리가 일자 형태로 제작돼 화포 발사가 가능한 구조로 바뀌었다.

해군이 복원한 거북선 내부. /김구연 기자

용 머리에서 화포를 쐈다는 기록은 이순신이 임금에게 보고한 장계에도 자세히 나온다. 이순신은 장계에 ‘신이 일찍 왜적의 난을 염려하여 별도로 거북선을 만들었습니다. 배 앞에는 용머리를 달았고 입에서 대포를 쏘며 등에는 쇠못을 꽂았습니다’라고 썼다.

또한, 거북선 지붕에 해당하는 개판(덮개)도 철갑에서 목재로 바뀌었다. 대신 목재 개판 위에 쇠못을 꽂아 돌격선 역할을 했던 거북선 특성을 반영했다.

정한택 해군기지사령부 공보실장은 “거북선이 철갑으로 덮여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당대 문헌에서 확인한 부분은 없었다”라며 “오히려 철갑을 덮으면 기동성이 떨어지고 효율적인 전투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3차 거북선 내부는 포를 쏘고 노를 젓는 공간인 포판, 활을 쏘는 사수가 있던 상포판, 휴식하거나 무기 등을 보관했던 저판으로 나뉜다. 전체적인 공간이 협소해 이동이 수월한 편은 아니다.

박준형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장은 “거북선은 전투에 최적화된 배로 사람 편의는 크게 고려되지 않았다”며 “또 안에서는 밖이 보이지만 밖에서는 안이 잘 보이지 않아 돌격선으로서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관장은 “영화 등에 나오는 거북선을 보면 상상력을 가미한 부분이 많은데 이번 3차 거북선은 당대의 기록과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제작했다”면서 “관련 문헌이나 사료가 부족해 완벽한 복원에는 한계가 있지만, 이순신이 실제 해전에 활용한 거북선을 최대한 재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9일까지 진해 해군사관학교에 가면 이 거북선을 볼 수 있다.

/박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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