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출신 한국 현대미술 태동기 1세대
생애 후반기 추상 회화 작품 15점 전시

면과 선 그리고 색채의 향연이 펼쳐진다.

창원시 성산구 더시티세븐에 있는 샤갤러리가 이준 회고전 두 번째 이야기를 준비했다. 전시는 14일까지다.

지난 10월 첫 번째 주제로 ‘이방인의 시선’을 통해 이준 화백 드로잉 작품을 전시했고 이번에는 ‘앱스트랙트 랜드스케이프(Abstract Landscape)’를 주제로 회화 15점을 선보인다.

샤갤러리가 이준 회고전 두 번째 이야기를 준비했다. 전시는 14일까지다. /샤갤러리
샤갤러리가 이준 회고전 두 번째 이야기를 준비했다. 전시는 14일까지다. /샤갤러리

남사(藍史) 이준(1919~2021)은 남해 출신으로 한국 현대미술 태동기 1세대 미술가이다. 그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격동의 근현대사를 경험한 세대로 한국 현대미술 형성 길목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이 화백은 한국전쟁 당시 부산 피난처에서 김환기와 자주 교류했으며 당시 함께 활동한 작가로는 이중섭·임득순·이경채가 있다. 그는 김환기·유영국·한묵 등과 함께 추상회화를 발전시켰고 이들의 행보는 1970년대 단색화 세대를 전조하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지난 2018년 경남도립미술관에서 개최한 ‘빛의 향연-이준’ 전시는 이 화백 100세를 기념하는 상수 기념 전시로 기록된다. 상수 기념 전시는 2012년 윤중식 선생과 2016년 김병기 선생에 이어 이준 화백이 세 번째였다. 그는 지난해 102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이준은 ‘우등생의 미학’이라 칭해질 정도로 미학을 근본으로 한 작품 활동을 했다. 그의 작품은 양식에 따라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전반기 작업은 목가적 성향을 나타내는 구상 표현이 주된 방식이었다. 1960년 전후 후반기 작업에서는 현실에서 느끼고 보는 것을 추상화하여 이를 통해 미의식 속으로 빠져든다. 1957년에 창작미술협회에 참여하며 일찍이 추상화의 전조가 되는 비구상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후 점진적 변화를 거듭하고 1970년대에 들어서는 본격적인 색면 작업, 특히 기하학적 패턴의 형태가 돋보이는 작업으로 변화했다.

이준 작 '전원'. /샤갤러리
이준 작 '전원'. /샤갤러리

이번 전시 작품 ‘전원’(1994)을 보면 자연·정원·숲 등을 은유적인 방법으로 추상 화면에 담아냈다. 이런 작업은 그가 타계하기 전까지 계속 이어졌다.

샤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추상 원형적 자연 회화와 시각적인 형태로의 무한한 확장성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 관람은 화요일~토요일(일요일·월요일 휴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문의 055-713-7112.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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