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노산 이은상과 대통령' 펴낸 전점석 작가
2일 오후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서 북 콘서트
참석자들, 책 제목·표지 사진·내용 문제 제기
저자 "여러모로 미흡 인정...판단은 독자 몫"

“책 제목부터 이상합니다. <노산 이은상과 대통령>에서 쓰인 ‘과’는 같은 격으로 이어주는 조사인데, 논란 대상인 이은상은 첨언할 게 없는 인물입니다. 두 사람이 대등한 자격을 지닌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의문이 듭니다.”

원은희 권환기념사업회 회장은 2일 오후 6시 30분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서 열린 <노산 이은상과 대통령>(전점석 작가 저서) 북 콘서트에서 책에 관해 냉담한 평가를 내놨다. 그가 언급한 서적은 이은상이라는 인물의 삶과 궤적을 추적한 인물 탐구서다. 이은상의 성장 과정과 학창 시절, 그의 가족관계를 뺀 나머지 일대기를 살펴본 전 작가가 이은상과 역대 대통령 간 관계를 중심으로 집필했다.

‘내가 생각하는 이은상’이라는 주제로 마련된 북 콘서트에서 발표자로 참여한 원 회장은 이날 마이크를 잡고 “책에서 작가는 이름보다 호(노산)를 주로 사용한다”며 “아랫사람도 존칭 없이 부를 수 있는 게 호이기에 주로 호를 썼다고 작가는 책에 밝혀두었는데, 작가가 가진 이은상을 향한 존경의 의미를 더하려는 의도가 있어서 호를 쓴 건 아닌지 궁금증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매국노 이완용을 얘기할 때는 일당 이완용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2일 오후 6시 30분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서 열린 <노산 이은상과 대통령> 북 콘서트가 열렸다. 맨 왼쪽부터 이순일 열린사회희망연대 공동대표, 이상익 김주열열사장학회 회장, 원은희 권환기념사업회 회장, 김정광 경남겨레하나 공동대표, 김유철 삶예술연구소 대표. /최석환 기자

호를 두고서는 뒤이어 진행된 발표에서도 부정적 목소리가 나왔다. 이순일 열린사회희망연대 공동대표는 “유교에서 호를 이름 앞에 붙이는 건 존대하는 의미를 뜻한다”라며 “이은상을 좋아하는 마산 사람들에게는 좋은 인상 줄지 모르나 적확한 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책 내용과 관련해서는 “이은상은 독재자 편에 붙어서 힘을 보태준 인물”이라며 “죄인을 죄인이라고 말해야 하는데 저자는 책에서 양비론을 펴고 있다. 이러한 논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 콘서트에서는 책 표지에 실린 사진 관련 언급도 이어졌다. 이상익 김주열열사장학회 회장은 “전두환 사진이 표지에 있었으면 이은상과 대통령이라는 책 이름에 딱 맞지 않았겠느냐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고, 원 회장은 “이은상과 이승만, 박정희 얼굴 사진이 실렸지만, 전두환 사진이 빠져있다. 왜 빠져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북 콘서트에서 발언 중인 전점석 작가. /최석환 기자
전점석 작가. /최석환 기자

북 콘서트가 끝날 무렵 참석자들 앞에 선 전 작가는 이은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책을 펴내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집필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 작가는 “제목이나 표지 사진 관련 부분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문제였다”면서 “더 보충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객관적 사실을 기록하고자 했으며, 이 책을 통해 미처 몰랐던 노산을 확실하게 알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책이 양비론, 양시론을 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판단은 독자 몫이다. 문화예술과 권력관계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게 내 희망이다”라고 말했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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