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안남초등학교 3학년 4반 강현민

“짐 챙겨서 빨리 가자.”

우리 가족은 한 달에 3번 정도는 산청에 계시는 할아버지 농장에 간다. 할아버지는 연세가 많으시지만 아직도 힘이 세시다. 그래서 농사를 많이 지으시고 마을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신다. 하루 일이 끝나면 농사를 짓는 사람들과 고기를 구워 드시기도 하신다. 할아버지는 밭을 많이 가지고 계셔서 야채 종류가 없는 게 없다. 고추, 상추, 양배추, 배추, 가지, 호박, 양파, 감자, 블루베리 등이 밭에 줄을 지어 서 있다. 그 사이로 빨간 사과를 매달고 있는 사과나무가 안녕하고 인사를 한다.

할아버지 밭에는 특히 감나무가 많아서 가을이면 단감, 반시감, 대봉감을 많이 딴다. 나는 할아버지께 왜 감나무가 많은지 여쭈어 보았더니 할아버지는 곶감을 만들어 겨울 동안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사과를 따실 때 할아버지는 눈이 부신지 얼굴을 가리셨다. 나는 얼른 가서 할어버지 대신 손지붕으로 얼굴을 가려 드렸다. 할아버지는 한결 나은 표정을 지으셨다. 나는 할아버지 옆에서 가위로 사과를 하나씩 땄다. 까칠까칠한 느낌이 먹고 싶을 정도로 탐스러웠다.

할아버지는 밭이 많아서 밭 옆에 방을 만들어 놓으시고 밤늦도록 일하신다. 할아버지는 일을 하시다가 힘이 들면 방에서 텔레비전을 보시거나 주무신다. 우리도 할아버지 농장에 가면 블루베리 나무에 물을 주기도 하고 빨간 고추를 따거나 깻잎을 따다가 지치면 방에서 논다.

여름에 더울 때는 밭 아래에 있는 계곡에 가서 다슬기도 잡고 물장난도 치고 논다. 추울 때는 할아버지가 불을 피워서 불멍을 시켜 주시고 그 불에 고구마를 구워주시거나 달고나를 하게 해주신다. 할아버지는 꿀벌 농사까지 하셔서 할아버지 밭은 꿀벌들의 운동장이다. 우리는 벌이 올까 무서워서 손부채를 한다. 꿀벌들이 꽃을 찾아서 바람같이 날아다니면 말벌은 꿀벌 집을 침입해서 아기 꿀벌을 죽인다. 할아버지는 꿀벌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말벌을 잡으신다. 말벌을 잡는 것은 슬프지만 위험을 이겨내는 할아버지가 참 멋져 보였다.

가을에 할아버지의 농장은 풍성하다. 우리 가족이 집에 올 때 할아버지는 깻잎, 상추, 배추 등의 채소와 사과와 감을 주신다. 나는 채소와 과일을 볼 때마다 할아버지가 생각난다. 할아버지의 마음은 농장과 같이 풍성하시고 아주 착하신 것 같다. 할아버지가 오랫동안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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