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미술 프로젝트 이후 활용방안 중요
마을주민 참여·공유할 프로그램에 주목

2020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3년 기간으로 진행된 현재 진행형 사업이다. 경남에서도 75억 원을 투입한 초유의 이 대규모 프로젝트는 평가를 비롯한 환류 방안 없이 종결된 듯하다. 그러나 이 사업은 3년 동안의 유지 관리와 보수 등이 명시된 현재 진행형 프로젝트이다. 그래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권역별로 포럼을 열면서 그 지속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완료 후 현재까지 경남도 차원의 평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함양을 비롯한 사업지에서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지만 각 지역에서 어떻게 유지·관리되는지 또 활용되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처음부터 배려하지 못했던 해당 지역 장소에서 주민들의 삶과 감정을 잇고 매개하는지, 주민들의 삶과 그 주변을 보다 쾌적하게 개선하고 있는지, 지역 의견을 다시 묻고 작품의 유지 관리와 활용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견해가 분분하다.

그래서 필자는 포럼 발제를 통해서 경남에서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커뮤니티 디자인을 제언했다. 커뮤니티 디자인이란 일본의 대표 커뮤니티 디자이너 야마자키 료의 주장처럼 어떤 물리적인 것을 디자인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고 관계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지역주민을 잇는 방법으로, 즉 커뮤니티의 힘으로 돌파구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공공미술작품들이 설치된 현지 주민의 이야기를 듣고, 그 분석 데이터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작가들과의 설득력 있는 디자인적 해결 방법을 찾아서 '함께' 어울려 사는 우리의 삶과 보이지 않는 물질 이면을 다시 나누어보자는 것이다.

마을과 커뮤니티 만들기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지금 우리가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이후 프로그램의 하나로서 '커뮤니티 디자인'을 주목해 볼만하다. 도시를 살아 숨 쉬게 하는 것은 지금과 같은 공공미술 프로젝트, 단지 예술가의 손을 빌려 지역 랜드마크를 만들어내는 방식의 공공디자인이 아니다. 이미 예술가의 손을 빌려 지역의 랜드마크를 만들어내는 공공디자인은 2000년 이후 '공공미술(public art)'로 진화했고, 이를 통해 미술은 생활 곳곳으로 스며들었다. 2006년에 처음 시행된 '아트 인 시티(art in city)' 사업은 2009년 '마을미술 프로젝트'로 진화하면서 주민 참여를 기본으로 하고 지역커뮤니티와의 소통을 바탕으로 한 커뮤니티 디자인으로 자리를 잡았다.

물론 성공 사례로 꼽히는 곳도 공공미술이라는 확장된 개념에서 보면 여전히 개선의 여지는 있다. 정작 지역주민들이 작업 초기 참여한 이후 방관자로 소외되거나 단순노동으로 참여한 경우가 많고, 사업이 종결되고 난 후 지역주민에게 남은 공공자산은 예산이 없어 방치되는 사례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계획 수립뿐만 아니라 계획 수립 후에 '커뮤니티 디자인'을 적용하여 마을의 풍경, 공간, 사람 등을 탐색해서 마을사람들과 공유해야 한다. 비록 출발지점에서 배려되지 못했다면 향유 과정에서라도 배려되어야 하지 않는가. 따라서 이제라도 경남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커뮤니티 디자인을 제언하는 것이다.

/황무현 마산대 미디어콘텐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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