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김해시 공공건축 심포지엄 열어
주제 ‘김해읍성, 도시의 일상이 되다’

김해시 수로왕릉 바깥에서 담장을 따라 걷다 보면 수로왕릉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 담장을 조금 낮추면 어떨까. 담장을 낮출 수 없다면 투시형 담장을 설치해 왕릉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면 좋지 않을까. 담장 한 군데를 터서 공유 누각을 만들면 소통하기 쉽지 않을까.

김해시가 지난달 30일 개최한 ‘2022 김해시 공공건축 심포지엄’에서 장근영(도시그룹유니트) 공공건축가가 내놓은 ‘수로왕릉 공유담장 조성사업(왕의 태세 전환)’ 아이디어다. 김해김씨 문중이나 문화재청과 협의할 문제여서 당장 실현하긴 힘들지만, 중장기적으로 김해시가 검토해 채택하고 예산 반영을 한다면 가능한 사업이다.

2019년 민간전문가 제도가 시행되고서 올해 시가 처음 마련한 공공건축 심포지엄은 지역 공공건축 방향을 모색하고자 공공건축가 14명이 2명씩 7개 팀을 이뤄 3개 구역(역사문화·상업·주거 지역)의 공공건축가 기획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김해 대표 문화재인 김해읍성과 수로왕릉 주변 낙후한 원도심에 생기를 불어넣는 공공건축 프로젝트 7가지 제안이 발표됐다.

김해시가 지난달 30일 개최한 ‘2022 김해시 공공건축 심포지엄’에서 장근영(도시그룹유니트) 공공건축가가 내놓은 ‘수로왕릉 공유담장 조성사업(왕의 태세 전환)’ 아이디어. /김해시
‘2022 김해시 공공건축 심포지엄’에서 장근영(도시그룹유니트) 공공건축가가 제안한 ‘수로왕릉 공유담장 조성사업(왕의 태세 전환)’ 기획안. 왕릉 담장을 낮추자는 아이디어. /김해시
김해시가 지난달 30일 개최한 ‘2022 김해시 공공건축 심포지엄’에서 장근영(도시그룹유니트) 공공건축가가 내놓은 ‘수로왕릉 공유담장 조성사업(왕의 태세 전환)’ 아이디어. /김해시
장근영(도시그룹유니트) 공공건축가가 제안한 ‘수로왕릉 공유담장 조성사업(왕의 태세 전환)’ 기획안 중 투시형 담장. /김해시

역사문화지역에는 ‘김해읍성 서측 보행 브리지·서문 터 정비 계획’(서정석·임의제)과 ‘수로왕릉 공유담장 조성사업(왕의 태세 전환)’(예민욱·장근영)이 제시됐다. 걷는 중에 담장으로 차단된 수로왕릉과 김해읍성 흔적 등 역사경관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획안들이다.

상업지역에는 ‘김해읍성 남문지역 재생사업’(김병국·김형보), ‘읍성 웰컴센터(마중물 프로젝트)’(박건철·정희웅)가 아이디어로 나왔다. 역사성을 고려한 남문터 쉼터를 디자인하고, 점으로 흩어진 읍성 흔적들을 찾아내 이어가는 시작점 건축을 선보였다.

주거지역에는 ‘TRACE of 김해(읍성을 기억하다)’(강행숙·김흔진), ‘김해읍성 동문터 소환 파빌리온’(오신욱·이장민), ‘길을 시작하다’(박선욱·조용희)가 소개됐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읍성 체험을 하는 매개체 건축과 폐가·유휴지를 활용한 안전 공간 조성 방안을 내놨다.

앞서 이영범 건축공간연구원장은 ‘건축의 사회적 공공성’ 초청 강연을 했다. 그는 “도시 건축 공간의 공공성을 바라보는 시각은 도시, 시민, 행정, 전문가가 원하는 공공성 개념과 실천이 다르다. 공공건축 법과 제도의 성패는 서로 다른 공공성 의미와 가치의 최대공약수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달렸다”고 조언했다.

김해시 건축과 공공건축가운영팀 관계자는 “공공건축가들이 밝힌 김해 정체성을 상징하는 김해읍성과 수로왕릉 개선 제안은 중장기적으로 활성화할 방안을 찾아 사업부서와 연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내년에도 해반천 가로 환경 같은 시 경관 공공건축 프로젝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수경 기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