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취업 준비, 직장 생활 문제 등
스트레스 쌓이며 각자 방법 찾아
SNS서 다양한 방법 접하고 활용
명상 앱·음악 감상·식물 키우기도

질 좋은 일자리가 점점 줄면서 원하는 곳에 취직하는 일은 바늘구멍 통과하기가 된 지 오래다. 겨우 일자리를 구해도 내 집 마련은 꿈도 못 꾸고, 결혼은 사치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이제 겨우 인생 전반기에 들어선 20대에게는 가혹하기만 하다.

냉혹한 현실 앞에서 청년들은 당장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전을 택했다. 지루하고 힘든 여정에 대비해 이들은 자신을 돌보고 마음 근육을 키우는 데 시간과 돈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만 15~41세 남녀 9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정신 건강 및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고 답한 Z세대(15~26세)는 66%, 밀레니얼 세대(27~41세)는 69%였다.

이런 흐름에 맞춰 최근 몇 년 새 정신건강 관련 서비스와 콘텐츠는 점점 다양해졌다.

국내 대표 명상 앱 ‘마보’는 다운로드 수가 50만을 돌파했다. 유튜브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음악’을 검색하면 조회수만 6400만 회를 넘은 영상이 있고, 1000만 회 이상 되는 영상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또 현실적인 이유로 반려동물 대신 반려식물을 키우는 이들도 있다. 자신의 ‘마음챙김’ 활동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유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인스타그램에 마음챙김 관련 게시물은 57만여 개가 올라와 있다.

취업 준비생인 김해규(24·김해시) 씨는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늘어나면서 우울감이 커졌다. 결국 코로나 시기 졸업을 하며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사회로 던져졌다.

김 씨는 “다른 친구들은 한두 명씩 취직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에 우울감이 더 커졌다”며 “당장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보니 무기력함이 나를 집어삼키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울감을 극복하기 위해 작은 거라도 성취할 수 있는 것들을 하려고 하는데 그중 하나가 반려식물 키우기”라며 “주기에 맞춰서 물도 주고 시들하면 흙을 바꿔주는데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전했다.

대학생 김예리(26·창원시 진해구) 씨는 두 번째 대학 생활을 하고 있다. 첫 대학은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두고 전공을 바꿨다. 그는 “두 번째 대학이다 보니 남들보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여러 활동을 많이 하려고 하는데 지치는 것도 사실”이라며 “아직도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을 잘 몰라 시간이 지나 무뎌지기를 기다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도 유튜브에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를 들을 때는 마음 안정에 도움이 된다”며 “그 순간은 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자신을 타박하거나 불안한 생각을 잠시 멈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초년생에게도 사회는 여전히 어둡고 차갑기만 하다. 2년 차 직장인 신남경(29·창원시 마산회원구) 씨는 “결혼이나 향후 진로, 내 집 마련 같은 것들만 생각하면 우울하고 답답하다”며 “그럴 때는 유튜브에서 재즈 피아노 연주나 자연 소리를 찾아 들으면서 마음을 달랜다”고 전했다.

윤이서 창원대 학생상담센터 주무관은 “확실히 코로나19 이후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이 늘며 자기 마음 상태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도 많아졌다”면서 “예전보다 심리 상담 문턱도 낮아졌고 SNS를 활용해서 자신에게 맞는 해결책을 찾는 학생들도 점점 느는 추세다”고 말했다.

/박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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