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거나 독서 통한 사색 시간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내

1990년 월간 <한국시>에서 ‘허무의 강을 위해’로 수필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하고 김해에서 활동하고 있는 나갑순 수필가가 세 번째 수필집 <시간의 산책자>를 냈다. 2016년에 낸 그의 두 번째 수필집 이름이 <시간의 향기>인 것을 보면 나 수필가는 ‘시간’을 화두로 삼아 자주 사색에 빠지나 보다.

작가의 말에서 “나의 글쓰기는 책 읽기와 주변을 산책하며 얻은 사색의 시간을 나만의 언어로 재해석한 내용”이라며 “코로나 팬데믹이 주는 불안을 견디며, 모든 경계를 허물고, 선한 눈빛으로 다양성을 인정하고, 시간의 틈에서 자란 지금의 삶을 긍정한다”고 밝혔다.

산책과 책을 통한 사색이 그를 시간의 산책자로 만드는 모양이다. “나는 동네 곳곳에서 저녁마다 빛나는 찬란한 별들을 바라본다. 여기저기서 반짝이는 색색의 가로등, 하늘의 별만이 별이 아니듯 온통 공원과 산책길에 반짝이는 인위의 별들에 환호한다. 무수히 빛을 발하는 지상의 별들, 모하비 사막의 한가운데 불야성을 이루며 폭발하던 별 무더기들, 나는 그곳에서 베니스를 만나고 피카소의 ‘물의 에로스’를 보았다.”(39쪽)

이 수필집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시간의 산책자’, 2부 ‘삶의 공터에서’, 3부 ‘문화를 즐기다’, 4부 ‘인문학 산책’. 3부에선 구지가, 김해박물관, 허황옥, 율하 등 역사를 산책한 이야기이고 4부에선 욕망, 약속, 편견에 대한 사색을 평론처럼 풀어낸 수필이다.

나 수필가는 1997년 가야여성문학회를 창립해 10년간 회장을 역임했고 2021년엔 김해문학상을 받았다. 한국문인협회, 경남문인협회, 가야여성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도서출판 경남. 198쪽. 1만 3000원.

/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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