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일소리 보유자 고 박종석 씨 공적비 세워

"평생 일과 소리만을 사랑했던 고 박종석 선생. 그는 사랑했던 소리와 함께 하늘로 돌아갔습니다."

경남무형문화재 제30호 거창일소리 보유자 고 박종석 선생을 기리는 공적비가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거창전수관에 세워졌다.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거창전수관(관장 박종섭)은 29일 오전 전수관 앞마당에서 고 박종석 선생 공적비 제막식을 열고, 그가 걸었던 소리 인생과 업적을 추억했다. 이날 공적비 제막식에는 그를 추억하는 거창일소리 관계자를 비롯해 전수관 식구들이 참여했다.

고 박종석 선생은 천부적인 메나리조 소리꾼으로 불리고 있다. 평범한 농민이었던 그는 전수관 박종섭 관장을 만나며 빛을 발했다. 1987년 제2회 전국민요경창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나가는 대회마다 상을 받았다. 특히, 그가 살았던 거창읍 갈지마을 노인회 등 거창지역 주민들에게 민요를 전수해 민요 전승에 앞장섰다. 공연 활동도 활발히 펼쳤다.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을 비롯해 코엑스, 남산 한옥마을, 경기도 부천시 초청 공연 등 전국을 돌며 거창일소리를 알렸다. 

고 박종석 선생의 생전 공연모습 /경남무형문화재 거창전수관
고 박종석 선생의 생전 공연모습 /경남무형문화재 거창전수관
경남무형문화재 제30호 거창일소리 보유자 고 박종석 씨를 기리는 공적비가 29일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거창전수관 앞마당에 세워졌다. /경남무형문화재 거창전수관
경남무형문화재 제30호 거창일소리 보유자 고 박종석 선생을 기리는 공적비가 29일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거창전수관 앞마당에 세워졌다. /경남무형문화재 거창전수관

그는 소리꾼이자 평범한 농민이었다. 농사를 지으며 자연스럽게 체득한 일소리를 주로 불러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됐다. 그의 소리는 일에서 시작했다. 삼베일소리를 비롯해 나무꾼소리, 벼타작소리 등 전국 곳곳에서 사라진 소리가 그의 입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기도 했다.

전수관 관계자는 "박종석 선생의 메나리조 소리를 들어본 이들은 그 매력에 빠지지 않은 이가 없었다"며 "고된 농사일의 애환이 서려 있는 민초들이 이야기가 그의 소리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그의 구성진 소리와 일소리 가치는 여러 곳에서 평가를 받았다. 거창을 비롯해 경남지역 민요계뿐 아니라 우리 소리를 연구하는 이들에게 그는 항상 좋은 본보기가 됐다. 특히, 국악을 소개하는 KBS <국악한마당> 프로그램에서 전례없이 2004년과 2005년 두 차례 단독 공연을 선보인 것을 두고, 일소리의 예술적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받은 상으로는 1994년 경남민요경창대회 대상, 2003년 제32회 경상남도민속예술축제 최우수상, 2003년 제44회 한국민속예술축제 대통령상 등이 있다. 2004년 10월 21일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30호로 지정돼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 2017년 6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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