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경 아나운서가 경남CBS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다 해고됐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다. CBS가 최 아나운서를 원직복직시키고, 해고 기간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보전하라고 명령했다.

CBS는 원직복직이 정규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걸었다. 최 아나운서는 그동안 자신이 정규직 업무를 수행하던 '노동자'였다고 반박하면서 채용을 주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방송국은 비정규직 백화점으로 몸집을 불려왔다. 기간제, 파견, 도급 등 다양한 비정규직을 만들어 인건비를 절감했다. 방송국은 복잡한 노동 형태로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갔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CBS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한 방송국이다. 각 교단으로부터 이사를 추천받고, 재단 이사회를 운영한다. 성경 말씀을 강조하면서 복음을 전파하는 역할도 맡는다. 기독교 정신을 보도와 경영 철학에도 녹여내겠다는 의지다. 그러니 실망감을 더 느낄 수밖에 없다.

김진오 CBS 사장이 남긴 2022년 신년사를 찾아봤다. 그는 CBS를 '하나님의 기관'이라 칭했다. "먼저 하나님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하고 묵상합니다", "착하고 충성된 종이 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되새기라"고도 강조했다.

예수님의 삶이 곧 말씀이다. 예수님은 선한 사마리아인과 탕자, 죄지은 여인, 강도 등 사회적 약자들을 품어 안으셨다. 적어도 내가 아는, 우리가 아는 예수님은 하나님의 기관 CBS 안에서 최 아나운서가 겪은 일들을 보고 좋아하시진 않으실 것 같다.

/김다솜 시민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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