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미국 항공우주국(NASA)으로 불리는 우주항공청이 사천에 설립돼 내년에 문을 열 전망이다. 특별법 제정으로 설립될 우주항공청은 사천에 본부를 두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있는 대전과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에 센터를 두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주항공청 설립이 속도를 더함에 따라 2045년까지 대한민국이 우주경제 강국으로 도약할 정책 방향을 담은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28일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경남-대전-전남 우주산업 클러스터 삼각 체제를 통해 우주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시험 설비와 장비를 누구든 최적의 조건으로 활용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2023년 말 출범할 우주항공청은 전문가 중심, 프로젝트 중심으로 구성돼 우주항공정책 수립, 연구·개발, 기술 확보는 물론 외교와 국제협력도 아울려 대한민국을 우주경제 강국으로 만드는 중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미래 세대에게 달의 자원과 화성의 터전을 선물할 것”이라며 △5년 내 달로 향할 독자 발사체 엔진 개발 △2032년 달 착륙과 자원 채굴 △광복 100주년인 2045년 화성 착륙 구상을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고자 △달·화성 탐사 △우주기술 강국 도약 △우주산업 육성 △우주 인재양성 △우주안보 실현 △국제공조 주도 등 6대 정책 방향도 밝혔다.

국내 우주개발 주요 기업은 이 같은 구상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우주경제 실현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공동선언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KT SAT 등 국내 우주개발 대표기업 70여 개사가 참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도 이날 출범했다. 추진단은 최원호 과기정통부 국장이 단장을 맡아 이끈다. 과기정통부·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법제처·인사혁신처·국방부·산업통상자원부 등 7개 관계부처와 기관이 참여한다.

우주항공청 사천 설립은 윤석열 대통령 경남지역 공약이었다. 윤 대통령은 올해 1월 대선 후보 시절 경남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 당시 ‘항공우주청’ 경남 설립을 공약했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정과제에 나온 대로 우주항공청 위치는 사천으로 정해져 있다”며 “(경남-전남-대전) 삼각 클러스터를 말했듯이 사천을 중심으로 전국 여러 곳에 센터를 두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직 체계 구축과 구성을 두고는 “특별법으로 전문가·프로그램 중심 임기제 공무원 조직으로 우주항공청을 구성해 미래 공무원 조직 모델을 보여주고자 한다”며 “우주개발 프로그램 수행 속도를 높이고자 청장에게 조직 구성·해체, 급여 책정 등에 자율권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은 설립 근거가 될 특별법을 연내 입법예고하고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 안에 국회 의결과 하위 법령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미국 NASA 등과 국제 공동연구 착수 등으로 내년 안에 우주항공청을 설립할 예정이다.

세종시 과기정통부 청사에 둥지를 튼 추진단은 우주항공청 임무·전략을 개발할 전략기획팀과 법령·제도를 마련한 제도기획팀, 시설·제정 등 제반사항을 담당할 운영지원기반팀 등 3개 부서로 운영된다.

전략기획팀은 우주항공청에서 수행할 임무를 정립하고, 발사체 위성기술, 우주자원 개발, 우주산업 진흥 등 분야별 추진전략 수립과 그에 따른 부처 간 업무 조정을 수행한다. 제도기획팀은 우주항공청 설립에 필요한 특별법 제정과 관계법령 제·개정 업무를 수행한다. 또한 우주항공청 조직 설계, 지속적인 전문가 유입을 위한 인사제도 마련 역할도 한다. 운영지원기반팀은 우주항공청 시설 확보, 정보체계 구축 등 제반사항 마련, 지역 정주 여건 제고 등 업무를 수행한다.

경남도는 이 같은 정부 방침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도는 사천시와 함께 우주항공청이 들어설 후보지 2~3곳을 준비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대규모 주거, 상업 공간, 교통과 교육, 쇼핑 시설 등을 연계한 신도시 개념 행정복합타운을 구상하고 용역을 진행 중이다.

특히 내년 우주항공청이 설립과 함께 곧장 일을 할 수 있도록 임시청사도 마련하고 있다. 도는 항공과 우주, 미래교통시설·체계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참여시킨 정책 포럼을 연내에 구성해 개청 지원과 항공우주산업 발전 방안도 모색한다.

/김두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