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표 창원시장이 창원박물관 건립 문제를 놓고 토론회 개최를 제안했다.

홍 시장은 지난 25일 오전 창원시청 시정회의실에서 진행된 간부회의에서 “박물관에 관계되는 분들을 전부 모아서 한번 의견을 나눠보면 좋겠다는 얘기를 담당 부서에 했는데, 아직 그 자리는 마련되지 않은 것 같다”며 “세세하게 고민해야 할 사항이 많기에 전체적으로 의견을 모아서 공개적인 토론을 한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박물관 건립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온 홍 시장이 취임 이후 공개적으로 박물관 건립 관련 견해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2·4·23일 자 18·19면 보도

홍남표 창원시장. /경남도민일보 DB
홍남표 창원시장. /경남도민일보 DB

홍 시장은 “박물관이라는 게 한 번 지어지게 되면, 운영비가 굉장히 많이 든다”며 “워낙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대구, 광주, 부산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운영비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박물관 설계비만 반영해서 건물을 짓기보다는 그 전에 어떤 내용을 담고, 어떻게 운영해 나가고, 고객들은 누구고, 서비스는 어떻게 할 것인지 사전에 정교하게 계산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내년도에는 공개적으로 우리가 어떤 박물관을 지향하는지, 콘셉트를 다 모아야 한다”며 “모든 집단의 의견을 모아서 방향을 정하고 건물을 짓는 절차를 밟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비용 지출이 큰 사업인 만큼 박물관 운영방안과 비용 부담 등 여러 구성요소를 꼼꼼히 따진 뒤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 시장은 “노동은 정신적 유산을 담는 것이고, 산업은 물질적 유산을 담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굉장히 이질적”이라며 “박물관에 두 개념을 한꺼번에 담는 게 가능한 건지, 아니면 분리해야 하는 건지, 산업 박물관 같은 경우는 철기에 관련된 박물관이 있다고 하는데 이와 또 어떻게 연계해야 할지 등 세세하게 고민해야 할 사항이 매우 많다”고 했다. 이어 “박물관을 창원시에서 짓는다 안 짓는다 이런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미래 박물관을 가져갈 것인지, 또 다른 지역과의 차별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또 다른 나라 박물관 운영 사례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독일 북서쪽에 카를 마르크스가 태어난 트리에라는 도시가 있는데, 그곳에는 카를 마르크스의 생가를 노동박물관으로 만들어 놓았다”며 “이처럼 노동박물관이라면 사례가 또 어떤 게 있는지, 트리에뿐만 아니라 다른 서구에는 어떻게 돼 있는지 등 필요하다면 이해관계자들과 가서 내용을 정확하게 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방향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창원박물관 조감도. /창원시
창원박물관 조감도. /창원시

창원시 문화관광체육국은 홍 시장이 제시한 토론회에 대해 내달 중 자리를 만들어 각계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진호 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는 말이 있듯이 문제점 등을 점검해보자는 시장 말씀이 있었다”며 “박물관은 지어지게 될 거다. 토론회는 주제를 정해두지 않고 진행할 계획이며, 다음 달 중에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창원박물관 건립사업은 민선 7기 시장 공약사업으로 추진된 이후 수년간 진행된 끝에 문화체육관광부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지난해 5월),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지난 3월 조건부 통과)를 차례로 통과했다. 현재 시 계획대로라면 새 박물관은 성산구 중앙동 시유지에 1만 1000㎡로 지어진다. 착공일은 확정되지 않았다. 시는 건축 설계용역에 앞서 창원박물관 관리 운영방안 기획용역을 내년 상반기에 진행할 예정이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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