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증축 공사는 안전 우려”
교육청 “공간·비용 등 비효율적”

24일 창원 북면학부모회가 경남도의회에서 감계중 수직 증축 공사를 반대하며, 모듈러 교실을 설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희곤 기자
24일 창원 북면학부모회가 경남도의회에서 감계중 수직 증축 공사를 반대하며, 모듈러 교실을 설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희곤 기자

창원시 의창구 북면 주민들이 감계중 수직 증축 공사에 반대하며 ‘모듈러 교실’ 설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경남교육청은 모듈러 교실을 검토했으나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모듈러 교실은 쉽게 말해 조립식 교실이다. 과거 학교 증·개축 때 대체 공간으로 쓰던 컨테이너 교실과 비슷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내진·소방·단열 성능 등을 갖추고 있어 다르다.

북면학부모회는 24일 경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4층짜리 감계중을 5층으로 증축하는 공사를 철회하고, 모듈러 교실을 설치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모듈러 교실을 사용하다 2026년 3월 감계2중이 문을 열면 옮기면 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회는 감계중 증축 공사에 따른 소음과 분진 등으로 학생 학습권이 침해되고 안전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감계중 증축 공사는 내년 1월께 시작해 10~12개월 정도 진행할 예정이다.

학부모회는 “학교 생활에서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이 안전인데 1년간 공사를 한다”며 “수직 증축을 당장 중단하고 모듈러 교실을 설치하라”고 했다.

창원교육지원청은 모듈러 교실 설치를 검토했으나 공간 차지, 비용 등으로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창원시 의창구 북면 감계중 모듈러 교실 설치 예상도. 운동장 4분의 1 정도를 차지하며, 기존 학교 건물 앞을 가린다. /창원교육지원청
창원시 의창구 북면 감계중 모듈러 교실 설치 예상도. 운동장 4분의 1 정도를 차지하며, 기존 학교 건물 앞을 가린다. /창원교육지원청

16실짜리 3층 규모 모듈러 교실을 설치한다고 했을 때 감계중 운동장의 약 25%를 차지해, 학생이 운동장을 제대로 쓸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기존 학교 건물도 상당 부분 앞을 가리게 된다고 했다.

또 증축 공사는 61억 원 정도 드는데, 모듈러 교실을 임차하면 74억 원이 든다. 모듈러 교실을 임차하지 않고 구매하면 35억~39억 원이 들지만, 이전 비용(8억 6000만 원)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증축 공사가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감계중에 설치한 모듈러 교실은 감계2중으로 이전할 수 없다고 했다. 교육부에서 ‘꼼수’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감계2중은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위해 신설 타당성을 검토했으나 감계지구 신규 공동주택 개발 수요가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도교육청이 300억 원 미만 소규모 학교로 짓고자 자체투자심사를 통해 설립을 추진한다. 그런데 모듈러 교실을 옮겨 학교 규모가 커지면, 교육부 심사를 피하려 했다는 꼴이 될 수 있다.

게다가 교육지원청은 모듈러 교실을 한 번 설치하면 학생 수 증가 등을 고려해 최소 2030년까지 사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교육지원청은 감계중 증축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증축 공사 때 가벽을 설치하는 등 공간을 분리해 학생 안전에 최선을 다하고, 소음·분진 등을 유발하는 공사는 최대한 방학 기간과 주말·휴일 등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김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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