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마무르는 결말은 그간 위기와 지난한 극복 과정을 지우고 온기를 남기지만 내심 궁금증도 일으킨다. 그 후 정말 오래오래 행복하게만 살았을까. 다들 뒷이야기가 몹시 궁금했는지 원작을 빌려 그 후를 다루는 콘텐츠도 적지 않다.

진해만에서 정어리가 떼로 죽었을 때 급기야 전국 사안으로 일이 커졌다. 여러 매체가 앞다퉈 보도를 쏟아낸 영향이었는지 국립수산과학원도 예고보다 빠르게 결과를 내놨다. '산소 부족 질식'으로 사인이 드러났지만 모든 사실을 완벽하게 설명하지는 못해 반론이 이어졌다.

점차 죽어나는 개체수가 적어지자 진해만 정어리 떼죽음은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혼획금지법' 개선 논의가 남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당장 결론이 나지는 않을 듯하다.

해양경찰은 일부 어선 조업 과정에서 그물이 찢어지는 등 이유로 정어리를 바다로 흘려보냈다는 정황 진술을 확보했지만, 말 그대로 진술에 그치는 터라 국립수산과학원이 냈던 결과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진해만 정어리 떼죽음 현상은 점차 세간의 기억에서 잊힐 듯하다. 진해만뿐만 아니라 유사한 현상이 일어났던 다른 나라 사정도 마찬가지다. 현상 보도와 떼죽음 원인을 알리는 보도는 쉽게 찾아지지만, 그 후 어떻게 일이 흘러갔는지는 도통 찾기 어렵다.

소동은 잠잠해졌지만 지역과 지역민의 고민은 이제 시작이다. 민간에서 정어리포와 같은 활용법을 고민해서 결과물을 내놓았고, 기초의회의원도 대책 궁리에 나섰다. 다들 진해만, 좁게는 마산만이 정어리가 떼로 죽은 바다로 남아서는 안 된다는 의지에서 비롯했다. 이들과 마찬가지 마음이라 끈을 놓지 않고 취재하고 있다.

/최환석 시민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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