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부는 날이 돌아왔다. 사람들은 하나둘 집에서 얼어붙은 몸을 녹이고 아늑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줄 난방기구를 꺼내 들며 월동 준비에 나선다.

난방기구는 쉽게 갖추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무분별한 사용은 화재를 불러올 수 있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소방청 통계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화재 100건당 사망·부상자가 다른 계절 5.59명보다 겨울철이 15%가량 더 많은 6.42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난방기구를 부주의하게 사용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같은 부주의는 철저한 예방으로 줄일 수 있다.

우선 전기난로는 기구 사이사이 쌓인 먼지에 불이 붙어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 가능한 한 먼지를 청소하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사용할 때는 중간에 잠시 전원을 끄는 것도 과열을 방지할 수 있다.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전기히터는 충분한 거리를 두고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을 끄고 이동해야 한다. 전기량 사용이 많은 난방기구는 절대 문어발식으로 콘센트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가정용 보일러는 배기구 불량 문제로 내부에서 가스에 불이 붙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보일러와 배기구 연통 이음매가 떨어지지 않았는지 확인한다면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겨울철 보일러를 사용하기 전에 AS 센터를 통해 정기점검 받는 것을 권한다.

전기장판은 온도 조절기가 잘 작동하는지 미리 확인하고 과열되지 않도록 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을 꺼야 한다. 사용 때 전기장판 위에 고무 재질인 라텍스나 두꺼운 이불을 깔면 화재 위험이 있다. 이불처럼 접지 않고 돌돌 말아서 압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주택용 소방시설인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하면 유사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화재 피해를 줄이는 데 큰 효과가 있고 실제 이 시설로 큰 피해를 막은 사례가 뉴스에 종종 보도되고 있다. 가구마다 소화기는 층별 1개 이상, 감지기는 구획한 실별로 1개씩 설치하면 화재 초기 대응에 크게 도움이 된다. '상두주무(桑土綢繆)'라는 말이 있다. 새는 폭풍우가 닥치기 전에 뽕나무 뿌리를 물어다가 둥지 구멍을 막는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미리 준비해 닥쳐올 재앙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 올해 월동 준비는 상두주무 자세로 난방기구를 사전점검하고,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하는 일로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박승제 양산소방서장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