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창원지방검찰청 출석
앞서 후보자 매수설에 "사실무근" 입장 밝혀
선거철 출간한 자서전 내용 일부 사실과 달라
도선관위 검찰에 수사 자료 통보...결과 주목

홍남표 창원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3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홍 시장의 구체적인 선거법 위반 혐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후보자 매수설’에 더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의혹도 새로 나왔다.

시장은 이날 오전 창원지방검찰청 형사4부에 출석했다. 검찰이 홍 시장을 불러 조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창원지검은 지난 2일 홍 시장 시청 집무실과 진해구 주거지 등에서 압수수색을 했다.

홍남표 창원시장이 4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검찰 수사, 언론 보도 등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창언 기자
홍남표 창원시장이 4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검찰 수사, 언론 보도 등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창언 기자

홍 시장을 둘러싸고는 6.1지방선거에서 부시장 자리를 약속해 후보를 매수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당사자가 검찰에 고소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홍 시장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어떤 분이 (공직) 요구를 했던 건 맞으나, 정중히 거절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2일 홍 시장 선거 캠프 핵심 관계자인 ㄱ 씨 자택도 압수수색한 데 이어 그를 두 차례 불러 조사를 했다. 압수수색과 관련해 ‘거액의 뭉칫돈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홍 시장은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MBC경남 보도 책임자를 고소했었다.

홍 시장이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의혹도 더해졌다. 23일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홍 시장의 허위사실 공표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지난 22일 검찰에 수사 자료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홍 시장이 출간한 자서전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를 수 있다고 봐서다. 선관위는 선거법 공소시효가 임박해 검찰 고발이나 수사 의뢰가 아닌 사건 이첩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 시장이 올해 2월 낸 <혁신 전략가 홍남표 창원의 미래를 밝히다> 133쪽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2010년 나로호 발사 당시 나는 교육과학기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변인으로 있었다. 나로호는 1년 전인 2009년 8월 25일 1차 발사 때 실패를 했다. 그리고 2010년 6월 10일 2차 발사를 앞두고 있었다. 17시 1분. 마침내 나로호가 발사됐다.’

홍 시장은 책에서 위기관리 능력도 강조했다. ‘역사적인 나로호 발사 때 나는 과학기술부 대변인으로서 플랜1, 플랜2, 플랜3의 브리핑 자료를 준비했다. (중략) 성공적으로 비행하던 나로호가 발사 후 137.19초 만에 지상 추적소와 통신이 두절되고 곧바로 폭발하고 말았던 것이다. (중략) 실패했을 때 기자들 질문까지 이미 예상해서 브리핑을 진행했기 때문에 그날은 더 이상의 소동 없이 상황이 종료되었다.’

지난 2월 19일 당시 홍남표 전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전략본부장이 창원문성대 9호관(컨벤션홀)에서 자서전 '혁신 전략가 홍남표 창원의 미래를 밝히다' 출판기념회를 열고 있다. /이창언 기자
지난 2월 19일 당시 홍남표 전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전략본부장이 창원문성대 9호관(컨벤션홀)에서 자서전 '혁신 전략가 홍남표 창원의 미래를 밝히다' 출판기념회를 열고 있다. /이창언 기자

이를 바탕으로 홍 시장은 ‘위기에 강한 남자’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나는 대변인으로 일을 하면서 늘 예상 시나리오를 몇 개씩 준비했다. (중략) 나는 여러 번 큰 위기를 잘 넘겼다. 이 때문에 위기에 강한 남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고 서술했다.

하지만 홍 시장은 2010년 6월 나로호 2차 발사 당시 과기부 대변인이 아니었다. 그해 3월 인사 발령 때 홍 시장은 원자력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실과 다른 자서전 내용은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될 수 있다.

홍남표 창원시장 자서전'혁신 전략가 홍남표 창원의 미래를 밝히다'. 2010년 나로호 발사 당시 과학기술부 대변인으로 있었다는 내용이 있다. /이창언 기자
홍남표 창원시장 자서전'혁신 전략가 홍남표 창원의 미래를 밝히다'. 2010년 나로호 발사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대변인으로 있었다는 내용이 있다. /이창언 기자

홍 시장은 23일 <중앙일보> 보도에서 2010년 나로호 2차 발사 때 대변인이 아니었다고 시인했다. 또 “2009년 1차 발사 때 대변인이었는데, 그 내용을 쓰려다가 글이 매끄럽지 못해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밝혔다.

검찰이 지방선거 사범 공소시효 다음 달 1일을 앞두고 어떤 결론을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창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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