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창원시 문화유산육성과가 창원시청 2층 시민홀에서 연 '시민이 맹그는 창원박물관 시민 원탁토론회 결과보고회'에 참석했다. 한 시간 남짓 맨 뒷줄에 앉아 토론자로 나선 시민들의 말을 경청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중년이든 청년이든 요지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창원에 새 박물관이 지어져야 한다는 견해가 주류였다. 사회자가 무대에 오른 발표자들에게 창원박물관에 바라는 점을 물었는데 한 참석자는 창원에 대표 박물관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발표자는 창원특례시에 걸맞은 박물관이 꼭 지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이 바라는 박물관 모습은 일부 차이가 있었지만, 모습이 다를지언정 박물관 건립 필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창원시는 꾸준하게 이런 자리를 마련해 박물관 건립 관련 시민 의견을 물어왔다. 하지만 홍남표 시장 취임 이후로는 사업 계획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박물관 건립 규모를 외부 건축 용역기관에 맡겨 산정해놓고도 고무줄 잡아당기듯이 규모를 조정한 것만 봐도 그렇다. 줄였다가 다시 늘려 시민들에게 혼선을 줬다. 홍남표 시장 취임 넉 달여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새 박물관은 정부로부터 설립 허가가 난 지난 3월을 기점으로 4년 안에 착공해야 건립이 가능하다. 이 기간 착공하지 못하면 건립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가뜩이나 1~2년 착공이 늦어진 상황에서 각계 시민은 사업 규모가 임의로 조정되는 것까지 목격했는데, 홍 시장은 시민 불신이 크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굳이 견해를 밝힐 일인가 싶을지도 모르나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불신이 사라질 수 있도록 시장이 직접 시민 앞에 서서 박물관 사업 계획을 밝혀주길 바란다.

/최석환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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