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대학의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2006년 그의 논문에서 저출산으로 지구 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국가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을 보면 그의 말이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17년 1.05였던 합계출산율은 2019년 0.92, 2021년 0.81, 2022년 2분기에는 0.75까지 떨어졌다. 2017년 35만 8000명이었던 출생아 수는 2019년 30만 3000명, 2020년 27만 2000명, 2021년 26만 1000명으로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인구 감소는 물론 고령화 비율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901만 8000명(전체 인구 중 17.5%)으로 사상 처음 900만 명을 넘어섰고, 현재 고령인구 비중이 29.1%인 초고령사회 일본을 2045년에는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농촌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우리나라 기초자치단체 66%가 소멸위기에 처해 있다. 고령화 비율도 농가인구(2021년 말 221만 5000명) 중 65세 이상 농가인구(103만 7000명)가 46.8%에 달해 농촌에서는 두 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이다. 초고령사회 기준이 20%임을 고려할 때 50%에 근접한 농촌의 고령화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더욱 안타까운 건 이 같은 농촌지역의 고령화가 홀로 있다가 위급상황에 처하거나 농작업 때 사고 발생 빈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농작업 현장에선 위급 상황에 빨리 대처하지 못해 인명 사고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경기도 안성에서 농기계가 전복돼 의식을 잃은 농민이 2시간 뒤 마을주민에게 발견되어 병원 이송 중 사망하는 사례가 바로 그것이다.

홀로 있거나 농작업 중 발생한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얼마 전 한 농협에서 불의의 사고를 예방하고자 위급 상황을 즉시 알려주는 첨단 스마트기기 보급사업을 추진했다. '농협안심지키미'로 이름 붙여진 이 스마트기기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 위급한 상황에서 농민이 조작하면 경보음이 울리는 동시에 사전에 입력된 2~3개 전화번호로 긴급 문자메시지(SOS)와 위치를 자동 발송하도록 되어 있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자 위치를 30분 동안 추적할 수도 있다. 농기계 사고나 홀몸노인 낙상 등 위급 상황 발생은 고령화에 따라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골든타임을 확보해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안심지키미'의 적극적인 활용과 지원이 필요하다.

/최현구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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