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뿌리이자 잘못 꿴 첫 단추
친일·친미 이승만 정권 받드나

지난 16일 자에 실린 앞편 '발언대'에서 언급한 윤석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이 보수에 부합하지 않는 예시는 정말 새발의 피가 아니라 각질이라도 될는지 모르겠다.

자칭 타칭 보수라기에는 너무도 모순이 많다. 우리나라의 앞뒤가 맞지 않는 보수의 정체는 국민의힘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취에 그 답이 있다. 국민의힘 뿌리를 노태우, 김종필, 김영삼 또는 민정당, 공화당, 통일민주당 3당 통합으로 알고 있지만, 그들의 진짜 뿌리는 이승만 정부에서 시작된다고 보는 것이 더 합당하다.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다. 그야말로 역동에 역동을 더한 우리 근대사를 모두 다 풀어내기에는 지식도, 능력도, 분량도 부족하기에 최대한 간략하게 서술하고자 한다. 이승만 전 대통령. 대통령이기 이전에 친일, 친미 변절 매국노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임시정부에 참여는 했지만, 초기 이후부터 광복에 이르는 시간 동안 독립을 위해 딱히 한 것이 없다. 재미 조선인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열심히 모아준 성금도 유용한 흔적이 많고, 심지어 미국에서 자신의 국적을 일본으로 적어놓은 문서들이 드러난 것으로 보아 독립투사와는 거리가 먼 적당히 호의호식하며 살아온 것으로 간주한다. 실제 만주 등에서 활동한 독립투사들은 하루하루 일제와 동족인 밀정의 눈을 피해 다녀야 했고, 굶어 죽을 각오와 얼어 죽을 각오는 기본이었다.

단재 신채호는 그를 매우 경멸했다. 일제에서 해방되고자 조선을 미국에 갖다 바치고자 하는 것은 독립이 아니라, 여우로부터 벗어나고자 사자의 아가리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하여 친일변절자와 다름 없이 여겼다. 사실 미국에서 항일운동을 하는 자체가 난센스였다.(가쓰라-태프트 조약)

이렇게 미국에서의 경력을 내세운 이승만은 해방 이후 백범과 몽양 그리고 자신을 비교했을 때, 인지도나 지지도가 비교조차 힘들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에, 2차 세계대전 승전국이며 일제 항복을 받아낸 미국의 친미파가 되었다.

그리고 미국이 신탁통치를 손쉽게 하려고 일제의 관료들, 즉 친일파들을 그대로 기용하는 것을 쉽게 용인했다. 그것도 모자라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를 강제로 해산함으로써 친일파들의 구원자가 되어, 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당시 남한을 대표할 수 있는 진짜 보수 지도자라 할 수 있는 백범 김구와 몽양 여운형은 암살당하였고, 약산 김원봉은 이승만이 애지중지했던, 그리고 반민특위에서 이놈만은 꼭 죽여야 한다 했던 노덕술에게 뺨을 맞으며 취조를 당하는 등의 모욕과 살해 협박으로 월북을 선택했다. 김구 암살의 실행은 안두희였으나, 배후는 일본헌병 출신의 김창룡이었고 그 김창룡 역시 이승만의 심복이었던 인물이다. 김구 암살의 진짜 배후는 정황이나 심증적으로는 99.9% 이승만으로 추정된다.

넘볼 수 없던 경쟁자들이 사라진 이승만은 미국과 권력과 재력을 동시에 손에 쥔 친일파들을 등에 업고 초대 대통령이 되었다. 덕분에(?) 나라와 민족을 배신하여 자신의 배를 불린 친일파에 대한 단죄는 전혀 없었고, 그들이 일제 강점기에 나라와 민족을 배신하며 얻은 권력과 재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결국 이승만과 친일파들의 세상이 되었으나 이들의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다. 왜냐면 당시 그들 한명 한명의 과거를 낱낱이 아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천우 금속노조경남지부모트롤지회 교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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