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3일~12월 6일 ‘김종원 미(美)의 역정’
글씨와 그림 경계 벗어난 필묵 궤적 고스란히

“김종원의 글쓰기는 말 그대로 백지 위에 길을 내는 글쓰기다.”(강선학 미술평론가)

“식민지 서구화를 지나 기계시대를 사는 한국미술은 필묵(筆墨)과 서(書)로 우리 시대 사회에 대해 제대로 발언하지 못했다. 서가 죽고, 한국미술이 여전히 반쪽인 이유다. 이러한 현실에서 김종원의 필묵 궤적은 서를 미술로 종횡하면서 미(美)의 원점을 ‘원획(元劃)’으로 시추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성취를 이루고 있다.”(이동국 예술의전당 수석큐레이터)

김종원 작 '통령신명(通靈神明)-용(龍)'. /송원갤러리
김종원 작 '통령신명(通靈神明)-용(龍)'. /송원갤러리

경남스틸 송원갤러리(관장 남영만)가 23일부터 내달 6일까지 21회 초대전으로 ‘김종원 미(美)의 역정’을 펼친다.

다천(茶泉) 김종원은 서화미술가이다. 현재 경남도립미술관장을 비롯해 한국문자문명연구회장, 한국서예협회 기획분과위원장으로 있다. 그는 서예가로 명성이 높지만 현대미술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한국미술사를 재조명하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글씨와 그림 사이의 경계선을 벗어나 형상을 중시하는 듯하면서 과감히 틀을 파괴하는 추상미술과 개념미술을 아우르는 작품 세계를 보여 준다. 소주제 3가지는 △서(書)가 그림으로 △영(靈)과 색(色) △올·결·겹이다.

김종원 작 '올/풍신영가(風神詠歌)'. /송원갤러리
김종원 작 '올/풍신영가(風神詠歌)'. /송원갤러리

전시 기획자인 이동국 예술의전당 수석큐레이터는 “전시 의의는 김종원 서화미술 일체의 원형질적인 생명 언어가 기계시대와 팬데믹시대를 살고 있는 인간에게 우주자연과 합일된 새로운 관계를 어떻게 다시 설정할 것인지 묻고 답하는 데에 있다”고 밝혔다.

김종원 미술가는 “붓과 먹이 나의 의식적 작용에 의해 종이에 힘을 가하고, 종이는 그 의식적 작용의 힘을 받아 들이면서 밀어내는 반작용을 한다. 이 작용과 반작용에 의해 획(劃)이 성립되면서 동시에 골기(骨氣)가 형세(形勢)를 취한다. 한 획은 곧 한 올이며, 이 한 올 한 올이 켜켜이 쌓이면서 결을 이룬다. 결은 획의 집적이 이루어낸 골기의 형세로서, 그 형세의 겹겹이 생동하는 무형의 기운을 이룬다”고 말했다.

한편 송원갤러리는 공단지역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문화 향유 기회를 누리도록 경남스틸 본사에 설립했으며, 2012년 개관 기념 소장전을 시작해 지금껏 20회 초대전을 선보였다.

갤러리 운영 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이며, 토·일·공휴일은 휴관한다. 문의 055-274-2066.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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