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고금리 예적금 상품 출시
일부 완판 땐 실적배당상품 등 유도

2금융권 금융기관들이 내놓는 특판 적금 상품 금리가 많게는 10%까지 올랐다. 1금융권 시중은행이 수신 금리를 올리자 급히 유동성을 마련하려는 목적이다. 전문가들은 예금자보호법 보장 한도를 잘 확인하고, 예·적금이 아닌 위험 상품에 가입하지 않게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경남 한 누리소통공간(카페)에서는 고금리 특판 적금을 둘러싼 정보 공유가 부쩍 활발했다. 진해수협은 10% 특판 정기적금 상품(12개월 만기)을 판매해 왔다. 여기에 더해 지난 14일부터 사흘 일정(한도 소진 때까지)으로 금리 6.2% 정기예금 특판상품을 판매 했다.

본점과 상남지부 등 일부 지점에서는 조건 없이 가입한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 공제보험 가입 등 다양한 지점별 조건을 만족해야 했다. 방문으로만 가입할 수 있어 앞순위 번호표를 뽑은 사진을 올린 사람에게는 '지금 얼마나 사람이 몰렸는지' '가입조건은 없는지'를 묻는 댓글이 쇄도했다. 

앞서 지난 11일 진주 남강신협 역시 금리 10% 적금 상품(12개월 만기)을 내놨다. 이 상품은 비대면으로 판매됐는데, 2분 만에 마감됐다. 

이런 2금융권 고금리 특판 적금이 이목을 끄는 이유가 있다. 시중은행과 달리 까다로운 금리 우대 조건이 따로 붙지 않는 데다, 납입 한도가 없기 때문이다. 만기도 상대적으로 길다.

예를 들어 광주은행 '행운적금'은 최고 금리가 13.70%에 이르지만, 이 중 기본금리는 3.70%다. 우대금리(10%) 혜택을 받으려면 매주 월요일 행운번호를 받아 당첨되어야 한다. 납입 한도도 매달 50만 원까지다. 하나은행 베스트11 적금도 최고 금리는 11%지만, 한국 대표팀 월드컵 성적에 따라 붙는 우대금리(16강 3.2%, 4강 7.7%)를 포함한 금리다. 만기는 6개월로 짧아 홍보성 상품에 가깝다.

2금융권 고금리 특판 상품들은 그간의 불신도 잠재우는 모양새다. 배모(32·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씨는 "신용 문제도 있고,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해 2금융권 쪽은 고려하지도 않았지만, 10%대 초고금리 상품은 그런 불안감조차 잊게 하는 것 같다"라며 "예금자보호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한도 안에서 활용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런 고금리 특판 상품이 등장하는 배경은 기준금리 인상뿐 아니라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불안해진 채권시장 영향도 있다. 회사채가 팔리지 않아 산업자금이 경색된 상황에서, 정부가 금융권에 은행채 발행 자제를 요청한 것이다. 시중은행이 은행채 대신 수신금리 인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하자 2금융권은 빠져나가는 자금을 붙잡아둘 대안이 필요해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배경 때문에 금리 변화에 따라 금융기관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도, 소비자들은 불안해할 필요까진 없다고 말했다. 

김무환 경남대 부동산경제금융학과 교수는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예금보험공사에 가입돼 있고, 신협·새마을금고 등은 중앙회가 예금자보호준비금을 준비해 두기 때문에 5000만 원까지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혜택을 잘 보고 누리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미옥 창신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도 "예·적금 상품만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특판' 상품이 모두 소진됐을 때 예·적금 외 다른 상품을 안내받을 경우는 조심해야 한다"라며 "확정금리가 아닌 실적배당상품, 금리는 높지만 위험성이 큰 후순위채권 상품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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