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때는 몰랐다. 먹을 때도 몰랐다. 어느새 수북이 쌓인 흔적을 보면 늘 아차 싶다. 양손 가득 들고나가 한쪽에 버리고 종류별로 툭툭 넣을 때. 자기반성의 시간이 찾아온다.

쓰레기 이야기다. 종량제봉투에 터질 듯이 일상의 자국이 남았다. 쓰레기를 버릴 때, 분리수거를 할 때 이 쓰레기가 어디로 가는지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저 어디에선가, 누군가가 잘 처리하고 있겠지, 아무 문제 없겠지 막연하게 희망회로만 돌리곤 했다.

근데 그게 아니다. 지역 한쪽에서는 매립장 조성 사업을 둘러싼 반발이 일고 있고 남해에서는 심한 갈등을 이미 겪었단다.

줄어드는 인구를 비웃듯 쓰레기 매립량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한다. 창원시만 봐도 그렇다. 2011년 109만 1881명이던 창원 인구는 지난해 103만 2741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연간 생활폐기물 매립량은 인구 감소와는 동떨어져 있다. 천선매립장 매립량은 최소 2만 8444㎥(2015년)~최대 10만 4737㎥(2021년), 덕동매립장은 최소 2만 5344㎥(2012년)~최대 3만 3583㎥(2017년)였다. 덕산매립장은 최소 5159㎥(2015년)~최대 1만 2803㎥(2021년)였다. 창원시 하루 평균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2011년 1156t에서 2020년 1255.6t으로 늘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쓰레기의 역습을 맞닥뜨릴지도 모른다. 쓰레기를 사지 않을 권리가 대두한 이유다. 시스템·인프라 구축으로 소비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대로 생각해 본다.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개인 소비문화 변화, 무엇이 있을까. 책상에 놓인 일회용 커피잔이 문득 부끄럽다.

/이창언 자치행정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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