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보수라 할 수 없는 까닭
역사·전통 가치 모순되는 행보들

세계 모든 나라들의 정치성향은 크게 진보와 보수로 나뉜다. 일단 사전적 의미부터 찾아보면 진보 1. 정도나 수준이 나아지거나 높아짐. 2. 역사 발전의 합법칙성에 따라 사회의 변화나 발전을 추구함.

보수 1. 보전하여 지킴. 2. 새로운 것이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전통적인 것을 옹호하며 유지하려 함.

지금의 여당, 즉 국민의힘을 두고 보수당이라 말한다. 그래서 지금의 대한민국을 보수정권으로 명명한다.

사전의 글귀 그대로 전통적인 것을 옹호하는 것이 보수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여기에 부합할까? 정치, 외교, 역사인식과 지지층의 행동들을 보면 사전적 의미의 보수와는 너무도 거리가 멀다.

대표적인 지지층이라 할 수 있는 태극기 부대와 개신교 등은 사실 보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전통을 옹호한다면 개신교는 배척의 대상이다. 태극기 부대 역시 그들의 집회에는 항상 미국의 성조기가 함께한다. 이스라엘의 국기, 이제는 일장기까지 들고 나온다. 보수로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역사 인식을 보자. 8월 15일이 일본제국주의에서 해방된 '광복절'이 상식이다. '광복'이란 '빛을 되찾다'라는 뜻이다. 주권을 일제에 빼앗겼다 되찾은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는 '대한제국'에서 따온 것이다. 박은식, 신채호, 신규식, 조소앙 등 17명이 당시 임시정부 내에서 '1910년 8월 29일(경술국치) 대한제국 군주는 주권을 포기했으므로, 주권은 당연히 국민이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군주제에서 오늘날 민주주의 제도로 정치 체제를 변경한 것이었다.

대한민국은 이러한 임시정부의 법통과 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헌법 전문에 명시되어 있다. 1919년에 상해에서 임시정부가 수립되었으니 이렇게 따져도 대한민국의 국호는 100년이 넘는다. 그런데 이들은 광복절 대신 건국절을 주장하고 그 건국조차 해방 이후 70여 년으로 한정 짓고 있다. 이렇게 돼버리면 과거 독립·항일 운동가들이 회복하고자 한 나라와 선이 그어져 버린다.

정치 스탠스를 보자. 국민의힘 과거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 17대 국회에서 '친일재산 환수법' 제정에 대한 찬반 투표를 했는데, 정말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한나라당의 국회의원 100%가 반대하는 기가 막힐 일이 있었다.

그리고 역대 당 대표들을 보면 나경원은 (조선 침략을 자축하는)자위대창설기념식에 자랑스레(?) 참석했고, 김무성의 아버지는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중에서도 A급 친일파 김용주이고, 박근혜는 사법농단을 자초하며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단돈 몇 푼에 퉁치려 했다. 이런 깨알같이 집안 조사를 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소녀상과 성노예 문제, 일제 강제징용 관련 재판에서 보이는 정부·여당의 자세 역시 절대 보수가 아니다.

외교적인 측면에서도 따져보자. 얼마 전 독도 근해에서 최초로 한미일 연합훈련을 진행했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여기 끼어들고 싶어 했다. 그야말로 일본의 숙원사업이었다. 한미 연합훈련에 일본을 동참시킨 것은 전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판단이고 의지다. 그것도 전범기인 욱일승천기를 달고 훈련하는 것을 허용했다. 그것도 모자라 지난 6일 일본 해상자위대 관함식에서 전범기인 욱일승천기에 우리나라 해군이 경례를 하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 진짜 보수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천우 금속노조 경남지부 모트롤지회 교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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