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국악의 해 기념해 제정된 국악 관련 국내 최고 권위 공로상
가곡 분야 첫 선정...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후학 양성 등 공로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이며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가곡의 맥을 잇고 있는 조순자(78) 가곡전수관 관장이 국내 국악 관련 상으로는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방일영국악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방일영국악상은 1994년 국악의 해를 기념해 제정된 공로상인데, 국악의 올바른 전승과 보급에 앞장서서 전통문화 창달에 이바지한 국악인들의 업적을 널리 기리는 것이 목적이다. 이 상은 매년 일생을 국악 분야에 헌신하면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1명을 선정해 11월에 발표하고 시상한다. 올해로 29회째를 맞았다.

조순자 관장은 "선정 이유가 우리 전통 가곡이 비인기 종목인데 제가 경상도에 가서도 꿋꿋이 지켜나가고 있으며 제자를 잘 키웠다는 점인데, 지금 이 상을 받게 된 것도 많이 늦은 감이 있다더라"며 심사위원장(한명희·'비목' 작사자)의 말을 전했다.

조순자 가곡전수관장. /정현수 기자
조순자 가곡전수관장. /정현수 기자

조 관장은 1944년 서울에서 태어나 1958년 KBS 전신인 서울중앙방송의 국악연구생 2기생으로 선발되면서 국악에 입문했다. 그때가 14세였다. 이후 1951년 설립된 국립국악원에서 이왕직아악부 출신 이주환 선생을 만나 가곡·가사·시조 등을 전수했고 1964년엔 처음으로 일본 공연에서 스승과 함께 이중창을 소화해 국악계의 인정을 받았다.

조 관장이 마산으로 온 것은 1970년이다. 이곳 경남대와 마산대 등에서 국악을 강의했으며 1976년엔 경남판 국악교육연구회를 만들어 현직교사들에게 가곡을 가르쳤다. 그가 가곡 예능보유자로 지정된 것은 2001년이며 조 관장의 노력 덕분에 2010년 가곡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조 관장은 매달 둘째 목요일 '목요풍류'라는 상설공연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가곡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획공연을 선보이고 있고 종종 특별 공연을 기획해 가곡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있다.

조 관장은 <조순자 여창가곡 전집>(세마당 전집 45곡), <조순자 여창가곡 전집>(첫째바탕 15곡) 등 음반은 물론, <여창가곡 마흔다섯닢>, <가집에 담아낸 노래와 사람들> 등 책도 펴냈다. 수상 경력은 1985년 KBS 국악대상을 비롯해 1992년 경남예술인상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조 관장은 "이 상을 탈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조선일보에서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연락이 왔는데 금액이 좀 되더라고요, 사단법인 아름다운우리가곡에 돈이 없는데 이제 숨통이 좀 트이겠다 싶었다"고 수상의 기쁨보다는 형편이 나아질 것에 대한 반가움을 먼저 드러냈다.

이 상은 그동안 국악인 김소희를 시작으로 박동진 이은관 황병기 이생강 오정숙 안숙선 김덕수 신영희 등 비 가곡 분야에서 28명이 받았다. 가곡 분야는 조 관장이 처음이다.

시상식은 오는 22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호텔 7층 글로리아홀에서 개최된다.  

/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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