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킴·이경민·경남프리모앙상블 등 잘 알려진 지역음악인 출연
잼댄스 크루·춤서리 무용단 춤과 육중완밴드 멋진 무대 “감동적”
"육중완 TV선 뚱뚱하더니 직접 보니 날씬” 직관 즐거움 전하기도

마산 3.15해양누리공원에서 개최된 제6회 ‘뮤직 인 창원’이 성황을 이뤘다. 늦가을 밤 야외공연, 그것도 바닷가에서 펼쳐지는 행사여서 추위가 관객을 모으는 데 변수가 될 것으로 우려했지만 다행히 공연이 열린 11일과 12일은 의외로 포근한 날씨였고 많은 시민이 모여 함께 즐겼다. 둘째 날은 살짝 비가 내렸으나 희한하게도 공연 중에는 거의 빗방울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멎었고 공연이 끝난 뒤에야 하늘도 참았던 비를 비로소 뿌리는 듯했다.

이번 ‘뮤직 인 창원’에는 지역에서, 또는 전국적으로 꽤 알려진 음악인들과 무용단이 출연해 관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첫날에는 ‘잼댄스 크루’와 버디 킴, 이경민, 경남프로모앙상블이 무대를 다양하게 꾸몄다.

11일 밤 제6회 '뮤직 인 창원' 첫 무대에 오른 잼댄스 크루가 멋진 안무를 펼치고 있다. /김구연 기자
11일 밤 제6회 '뮤직 인 창원' 첫 무대에 오른 잼댄스 크루가 멋진 안무를 펼치고 있다. /김구연 기자

경남을 무대로 활동하는 ‘잼댄스 크루’는 초·중·고등학생과 강사들로 구성된 팀인데 시작부터 흥겨운 무대로 분위기를 달궜다. 어린 춤꾼들이 강렬한 느낌의 음악들로 편집된 곡에 맞춰 현란한 춤동작을 보여주며 행사 시작 무대를 멋지게 장식했다.

여러 팀이 출연하는 공연에서 공연이 관객에게 즐거움으로 전달되려면 아무래도 진행을 맡은 사회자의 역할이 크다. 이번 행사에는 창원MBC 시절 <열전노래방>을 진행했던 한승완 전문MC가 사회를 맡았다. 그는 잼댄스 크루의 공연이 끝나고 행사 전 예행연습 때 일화를 소개했다.

“이 청소년들이 무대에서 예행연습하는 걸 한 노신사가 지켜보고 있던데, 너무 젊은 풍의 춤이다 보니 걱정을 했거든요. 쭉 지켜보다가 마지막에 그분이 한마디 하시더라고요. (경상도 억양으로) 잘하네!” 그렇게 좌중의 웃음을 끌어내고 다음 순서인 색소포니스트 버디 킴을 소개했다. 버디 킴은 유명 연주자 케니지처럼 ‘순환호흡법’으로 연주를 하기 때문에 1분 이상을 끊기지 않고 소리를 낼 수 있다고 했다.

11일 밤 제6회 '뮤직 인 창원' 두 번째 출연자인 소프라노 색소포니스트 버디 킴이 연주를 하다 객석으로 뛰어가 관객과 호흡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11일 밤 제6회 '뮤직 인 창원' 두 번째 출연자인 소프라노 색소포니스트 버디 킴이 연주를 하다 객석으로 뛰어가 관객과 호흡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첫 곡 케니지의 ‘loving you’와 두 번째 곡 ‘이 밤이 지나면’은 그야말로 가을밤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며 연주했으나 세 번째 곡 ‘고래사냥’ ‘영일만 친구’ ‘님과 함께’ 연주 때에는 객석에까지 뛰어 들어가 연주하며 관객과 하나가 되는 모습을 연출했다. 소프라노 색소폰을 가지고 논다 싶을 정도로 자유롭게 다루면서도 음 이탈 없이 매력적인 연주를 이어가자 관객들의 박수도 이어졌다. ‘고래사냥’ 연주 막바지에 사회자가 안내한 그 ‘순환호흡법’의 색소폰 소리가 쉼 없이 이어지자 감탄과 박수가 쏟아졌다.

11일 밤 제6회 '뮤직 인 창원' 세 번째 무대를 꾸민 노래 짓는 가수 이경민이 자작곡 '농부'를 부르고 있다.. /김구연 기자
11일 밤 제6회 '뮤직 인 창원' 세 번째 무대를 꾸민 노래 짓는 가수 이경민이 자작곡 '농부'를 부르고 있다.. /김구연 기자

이어서 노래를 짓고 부르는 이경민 가수가 무대에 올랐다. 그도 버디 킴의 색소폰 연주에 감동을 받았나 보다. 첫 곡을 연주하고 “주최 측에서 배려 없이 색소폰 연주자 뒤에다 갖다 붙이는 바람에 걱정이 많았습니다. 조용한 노래가 나가면 다들 일어나서 가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 앉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재치있는 대사로 좌중을 웃게 했다.

이경민은 이어서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노래 ‘봄날은 간다’를 부르고 마지막에 코로나로 오랫동안 활동을 하지 못하고 묶여 있어야 했던 시절을 언급하며 “하지만 그 결과 어떻게 하면 살아갈 수 있을지 충분히 연습했다”며 “내년 봄은 절대 빼앗기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자신의 소망, 모두의 소원을 이야기했다. 그래서 ‘봄날은 간다’를 ‘봄날은 온다’로 바꾸어 부르며 관객을 박수를 받았다. 이밖에 자신이 짓고 부른 ‘농부’와 ‘사랑해요, 지구’도 의미 있는 곡들이어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11일 밤 제6회 '뮤직 인 창원' 마지막 무대는 남성 8인조 중창단 경남프리모앙상블이 뮤지컬, 가곡, 오페라, 가요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객의 귀를 즐겁게 했다. /김구연 기자
11일 밤 제6회 '뮤직 인 창원' 마지막 무대는 남성 8인조 중창단 경남프리모앙상블이 뮤지컬, 가곡, 오페라, 가요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객의 귀를 즐겁게 했다. /김구연 기자

첫날 마지막 공연은 경남프리모앙상블의 무대였다. 모두 남성인 데다 성악 전공자들이어서 그런지 중후한 여러 목소리가 뿜어내는 기운은 대단했다. ‘지금 이 순간’ ‘푸니쿨리 푸니쿨라’ 그리고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여러 노래 중 가장 잘 알려진 ‘축배의 노래’, 이어 ‘라라라’, 윤도현의 ‘나는 나비’, 마지막으로 ‘우정의 노래’까지 멋진 무대를 장식했다.

첫날 공연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관객 주영학(60·마산합포구 월영동), 이화순(56) 부부를 만났다. 주 씨는 이날 연주 중에서도 “색소폰 연주가 아주 멋졌고 인상적이었다”고 했고, 이 씨는 뮤지컬을 좋아하는데 “경남프리모 앙상블의 (오페라) 곡들도 가슴에 와닿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태원 참사를 이유로, 특히 가수들의 공연 취소가 이어져 힘든 상황임을 알기에 이경민 가수에게 공연에 대한 감회를 물었다. 그는 “음악과 예술을 한량들이 누리는 행위인 것처럼 생각하는 게 분하다”면서 “이번 공연은 좋은 무대에서 음악인들의 시간을 보장해 충분히 관객과 소통할 시간을 줘서 너무 좋았다”고 했다.

이튿날인 12일 오후 7시 공연이 시작될 무렵 공연장에는 부슬부슬 빗방울이 옷을 적시고 있었다. 객석에 앉은 관객들은 비옷을 입었고 가장자리에 선 관객들은 드문드문 우산을 쓰고 있었다. 가랑비쯤이야 하고 시선을 무대에 고정한 관객들도 많았다.

12일 밤 제6회 '뮤직 인 창원' 식전 무대는 춤서리 무용단이 역동적인 춤을 선보인 가운데 '스걸파(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서 인기를 얻은 '더퀸즈'가 등장, 멋진 마무리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12일 밤 제6회 '뮤직 인 창원' 식전 무대는 춤서리 무용단이 역동적인 춤을 선보인 가운데 <스걸파(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서 인기를 얻은 '더퀸즈'가 등장, 멋진 마무리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첫 무대는 춤서리무용단이 꾸몄다. 춤서리무용단은 모 방송의 인기 프로그램인 <스걸파(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에서 인기를 끈 ‘더퀸즈’를 배출한 무용단이기도 하다.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의 현란한 춤동작으로 이어진 무대는 자연스레 관객의 탄성과 박수를 이끌었다. 그런 화려한 무대의 마지막에 ‘더퀸즈’가 등장해 빈틈없이 정확하고 고급스러운 안무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이어 공식행사가 진행됐다. 화면에는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빈다는 내용이 비쳤고 행사 주최 측인 경남도민일보 구주모 대표이사가 많은 관객을 맞이하는 환영인사를 했고 이어 조명래 창원시 제2부시장이 축사를 전했다. 그는 이곳 “3.15해양누리공원이 시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문화의 장소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며 “시도 시민들이 문화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형두 국회의원도 무대에 올라가 세계적 조각가 문신의 고장을 언급하며 “멋진 마산, 나아가 멋진 창원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인사했다.

12일 밤 제6회 '뮤직 인 창원' 본 무대는 육중완밴드가 40여 분 동안 열정적 공연으로 관객과 즐거움을 나눴다. /김구연 기자
12일 밤 제6회 '뮤직 인 창원' 본 무대는 육중완밴드가 40여 분 동안 열정적 공연으로 관객과 즐거움을 나눴다. /김구연 기자

이어 이번 행사의 중심 프로그램인 육중완밴드의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이 시작되면서 비도 그친 때문인지 공연장 주변으로 점점 인파가 모이더니 1300여 명까지 운집했다. 연주를 시작하기 전 육중완이 자기는 “얼굴로 먹고 산다”고 했던 때문인지 공연 중에 “잘생겼다”는 말이 자주 나왔다. 얼마나 흥겨웠던지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40여 분의 육중완밴드 무대가 마무리되고 조명이 꺼졌다.

마산합포구 중앙동에서 남편과 함께 온 남경숙(64) 씨는 “코로나 끝나가면서 이렇게 공연을 찾을 수 있어 기쁘고 마음에 힐링이 되었으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 좋았다”며 “춤서리 팀도 예쁘게 잘하더라. 그만큼 하려면 얼마나 노력했을까 싶었다. 육중완은 TV로 보니까 뚱뚱하던데 직접 보니 날씬하더라”하고 공연 직관의 즐거움을 전하기도 했다.

/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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