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문화도시사업 성과 성호마을·웅동 주민 공동체
마을교과서 직접 제작·발간 역사·인물·유적 등 담아내

창원특례시와 창원시문화도시지원센터(센터장 배민)가 올해 법정문화도시 지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지역민 삶의 터전이 되는 마을을 이해하고 경험하는 과정을 담은 '마을교과서' 발간 활동도 하나둘 결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2일 마산합포구 성호마을교과서추진위원회가 <성호마을과 사람들>이라는 마을교과서를 발간, 출판기념회를 한 데 이어 이달 10일에는 진해구 웅동 주민과 마을해설사 등이 마을교과서를 발간하고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창원시 진해구 웅동 마을교과서 취재진이 마을을 탐방하고 있다. /청만행융
창원시 진해구 웅동 마을교과서 취재진이 마을을 탐방하고 있다. /청만행융

◇<성호마을과 사람들> = 지난 6월 15일 성호생활문화센터 사무실에서 마을 주민들로 이루어진 16명의 추진위원이 마을교과서 제작 교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제작 활동을 펼쳤다. 그렇게 4개월 만에 190쪽에 이르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책은 마을의 역사에서부터 자연환경, 인물열전, 동네 보물지도 그리고 '포토에세이'로 구성됐다. 먼저 마을 역사로 '연혁' '이름에 얽힌 이야기' 그리고 '역사의 흔적'을 시대별로 소개했다.

'자연환경'부터는 추진위원들이 직접 다니며 '그곳'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기록했다. "몽고정에서 추산공원 쪽으로 계단으로 올라서면 철길에 닿는다. 액자 모양 의자에 앉아 옛 철길과 눈맞춤을 하고 마산 앞바다 방면으로 고개를 돌리면 어시장으로 가는 차들과 댓거리로 향하는 차들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33쪽)

이렇게 시작한 글은 임항선을 따라가며 볼 수 있는 나무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추산공원의 숲을 조명하고, 마을의 텃밭과 정원을 만난다.

'성호마을을 빛낸 사람들'에 소개된 이는 끝없이 베풀 줄 아는 교육자 옥기환을 비롯해 독립운동가 김용환·명도석·김명시, 정법사 초대 주지 경봉 스님, 아동문학가 이원수, 소설가 지하련, 무용가 김해랑·이필이, 조각가 문신, 시인 이선관, 민주열사 김용실, 씨름선수 김성률 등이다.

동네보물로 소개한 것은 '추산'을 비롯해 회원현성지, 성덕암 엄나무 등 23가지요, 삶의 터전으로 소개한 것은 학문당을 비롯해 고려당 등 12가지다. 그리고 아이들이 그린 동네 모습들과 사진+글로 동네 곳곳을 담았다.

◇<웅동수호대> = 창원시 진해구 웅동 주민과 마을해설사, 주민공동체 청만행웅(청소년과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한 웅동) 회원, 학교 교사·사서가 힘을 모아 '마을교과서'를 만들었다.

내가 사는 마을을 폭넓게 이해하며 자존감·정서적 안정감을 키우자는 취지다.

마을교과서 <웅동수호대>에는 지명 유래와 옛이야기, 문화 유적이 세세하게 담겼다. 웅동 수호신 웅이와 척척박사 동이, 모험왕 전학생 이사온이 '살면서도 몰랐던 웅동이야기'를 알기 쉽게 들려준다.

옛 웅천현 동쪽에 있어서 웅동이라 불리고 1·2동에 9개 마을이 있다는 점 등 지역사·현황과 웅동 3.1 독립운동 기념비, 성흥사, 청룡대 각석 등 유적, 웅천도요지, 소사마을 김달진문학관·박배덕 갤러리마당 등 볼거리·즐길거리가 세세하게 담겨 있다.

특히 마을 이름 유래와 숨은 이야기까지 상세하게 담았다. 가령 옛 웅천군 동면에 속한 웅천동은 용재리와 원리가 합쳐서 용원리가 됐다가 1984년 용원동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마을교과서에서 볼 수 있다. 용재리는 이름 그대로 '용이 사는 마을'이라는 뜻이 담겨있다는 것, 바다 가까이 있는 마을 원리는 조선시대 가덕도로 건너갈 관리들이 묵는 숙소인 '원'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창원시 진해구 웅동 마을교과서 집필진이 회의를 하고 있다. /청만행융
창원시 진해구 웅동 마을교과서 집필진이 회의를 하고 있다. /청만행융

집필자들은 기획, 자료수집, 정리·편집, 주민워크숍·디자인, 마을해설사 모집·양성 등을 꼼꼼하게 거쳤다. 기록·안내·배움 필요성을 인지하고 발로 뛰며 만든 게 마을교과서인 셈이다. 마을교과서 제작은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받고자 창원시가 시행 중인 30여 개 문화사업 중 하나와 연결해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예비문화도시'에 뽑힌 창원시는 최종 지정(6개 도시)을 받고자 권역별 삼시삼색 특성 강화, 문화를 통한 연결망 확대 등 갖가지 사업을 시행 중이다. 마을교과서는 마을문화 주체 등장과 다양성 재발견 사업에 하나로 포함해 추진했다. 

마을교과서 성과 등을 앞세운 창원시가 올해 말 문화도시로 지정된다면 5년 동안 국비 최대 100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사업비는 도시 고유 문화력 강화사업, 문화적 사회효과 발현사업 등 문화로 도시를 활성화하는 모든 범위 문화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있다.  

/정현수 이창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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