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향문학회, 진전면 주민, 한시 단체 관해음사 등 참여
김봉희 경남대 교수 권환 희곡의 '사회개혁' 성향 발표

지난 5일 제19회 권환문학제가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오서리 경행재와 진전면 다목적복지관, 마을 뒷산인 보강산에 조성된 권환 시인의 시비 앞 등에서 펼쳐졌다. 경행재 마당에선 시화전이 펼쳐졌다.

이날 행사는 오후 1시에 시작해 오후 5시까지 이어졌다. 먼저 참석자 30여 명이 권환 시인의 유택 참배와 효열각·모선재·권환 생가 등을 둘러보는 문화산책을 했다. 오후 2시부터는 진전면 다목적복지관에서 진행됐다. 개막식에 앞서 사회를 맡은 방수연 사무국장이 “오늘 행사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애도를 표하면서 경건하게 진행하겠다”고 안내했다. 그래서 행사 시작 때 국민의례에 이어 ‘묵념’의 시간도 가졌다.

5일 진전면다복적복지관에서 개최된 권환문학제 개막식에서 원은희 기념사업회 회장이 인사말씀을 전하고 있다. /정현수 기자

원은희 권환기념사업회장은 ‘인사말씀’에서 “지역 출신의 권환 시인은 핍박받는 노동자·농민의 삶을 대변하여 일제에 항거했던 빛나는 별”이라며 “절망 끝에서도 광복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문학으로 꽃피웠던 그의 문학정신은 지역 문학의 위상과 창원 정신의 근간이 되었다”고 소개했다.

참여 주요 인사들의 소개가 끝나고 가향문학회 회원들이 ‘가향예술단’이라는 이름으로 시와 수필 낭송 무대를 꾸몄다. 수필가 황광지 고문이 진행을 맡았다. 황 고문은 “이번 행사를 위해 노래연습을 오랫동안 많이 하고 이 시간을 기다려왔다”면서 “하지만 오늘까지 추모 기간이어서 준비한 노래를 모두 접고 부랴부랴 낭송과 낭독으로 바꾸게 되었다”고 했다. 시와 수필 낭송은 유희선·이양원 시인, 안순자·황광지 수필가, 이동이 창원문인협회장(수필가), 최영인 아동문학가 등이 참여했다.

권환문학제에 참여한 가향문학회의 황광지 고문이 최영인 아동문학가의 기타 반주로 시 수필 낭독을 하고 있다./정현수 기자
권환문학제에 참여한 가향문학회의 황광지 고문이 최영인 아동문학가의 기타 반주로 수필 낭독을 하고 있다./정현수 기자

시와 수필이 낭송되는 동안 객석에선 다리를 꼬아 앉은 채 지그시 눈을 감고 감상하는 사람도 있고 팔짱을 끼거나 손을 모아 경청하기도 하고 핸드폰으로 낭송 장면을 녹화하는 사람도 보였다.

‘가향예술단’에 이어 진전면민들이 권환 시인의 대표 시들을 낭송하는 무대가 마련됐다. ‘주민과 함께하는 낭송시 배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미화 주민자치회장 등 주민 4명이 무대로 나와 권환의 ‘동복’ ‘환희’ ‘가능’ ‘명일’을 순서대로 낭송했다. 약간은 어설픈 느낌이 있었는지 방수연 사무국장은 “내년엔 반주에 맞춰 리허설을 먼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제19회 권환문학제에 참여한 한시 단체 '관해음사' 회원이 한시를 낭송하고 있다./정현수 기자
제19회 권환문학제에 참여한 한시 단체 '관해음사' 회원이 한시를 낭송하고 있다./정현수 기자

이어서 한시를 쓰는 단체인 관해음사 회원들의 시회 한마당이 열렸다. 참석자는 모두 유교복장을 하고 나왔다. 장순규 사무국장은 관해음사에 대해 “선비정신을 고취하고 온고지신 정신으로 한시의 시율을 부단히 노력하는 단체”라고 소개하고 “어려운 한자로 시를 쓰는 단체이다 보니 회원이 30명 정도밖에 되지 않고 젊은 사람이 없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관해음사는 매월 한 번 시회를 여는데, 그날을 ‘기망’이라고 한다. ‘기망’은 음력을 보름이 하루 지난 날이다. 이날 관해음사 회원들이 지은 시는 주로 ‘추월’을 소재로 ‘도’ ‘고’ ‘오’ ‘주’ ‘부’를 각운으로 넣은 8구의 시를 지어 발표했다. 그래서 모든 시는 7언 8구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글자 수는 모두 56자다. 몇몇 회원들은 유교 석전대제 등에서 유생들이 제문을 읊듯 시를 읊기도 해 옛사람들의 모습을 재연하기도 했다.

잠시 휴식 후 마지막 프로그램인 김봉희 경남대 교수의 문학좌담회가 열렸다. 김봉희 교수는 권환의 희곡 3편을 소개하고 그 속에 어떤 사회적 개혁 실천 양상을 보이는지 분석했다.

/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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