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개 은하, 10의 22승 개 별
그 중에도 지적 생명체 있겠지만

지구서 태양 다음 가까운 별도
40조km·4.25광년 떨어져 있고
관성·식량 등 극복 쉽지 않으니

우주 영화를 한 번쯤 본 사람들은 우주여행이 가능한 날이 오겠다고 생각하거나, 영화 속에 나오는 외계 종족들도 머지않은 미래에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 <콘택트>의 원작자이자 코스모스라는 책으로 유명한 고 칼세이건 박사는 "우리만 있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다"고 말했다. 우주가 얼마나 넓기에 공간의 낭비란 말인가 싶은데, 우주는 빅뱅 후 대략 138억 년 동안 팽창해왔고 앞으로도 무한히 팽창할 것이다. 태양의 지름은 대략 140만㎞이고 지구에서 달까지 평균 거리는 38만㎞이니 태양이 얼마나 큰지 실감이 날것이다.

달까지는 3일이면 가고 일주일 휴가를 내면 충분히 갔다 올 수 있는데 반해 지구와 제일 가까이 근접했을 때 화성까지는 6개월이 걸린다. 하트 문양이 선명한 소행성 134340(명왕성)까지 뉴허라이즌스호가 초속 13.85㎞로 9년 6개월을 날아갔다. 가는 동안 소행성과 화성·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이 48억㎞ 안 여기저기서 태양을 공전하고 있었고, 그 외는 거의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곳이었다. 시속 100㎞ 승용차로 간다면 5479년이 걸리고, 비행기로 간다면 609년이 걸린다. 빛으로는 4.45시간 걸린다.

빛의 속도에 근접해 우주여행이 가능하다면 태양계는 하루 생활권이 된다. 아침에 출발해서 조금 늦은 점심을 명왕성에서 먹고 다시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빛의 속도를 인간이 견딜 수도 없고, 연료는 태양계 전체를 에너지로 써야 한다. 설령 빛의 속도를 견딜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상대성원리의 중력과 관성은 같다는 공리에 따라, 진행 방향의 반대쪽으로 딱 붙어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우주 해파리 IC 443, M35와 NGC 2158, 장미성운, 이누이트 성운. /출처 나사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우주 해파리 IC 443, M35와 NGC 2158, 장미성운, 이누이트 성운. /출처 나사

◇UFO = 소행성 134340은 카이퍼벨트(200년 이하 단주기 혜성의 근거지)에 속한 천체이다. 오르트구름(장주기 혜성의 근거지)까지는 1광년이 걸린다고 한다. 태양 다음으로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 프록시마 센타우리라는 남반구에서 보이는 별인데 4.25광년 거리이며, 대략 40조㎞다. 가늠이 되는가? 

인간이 개발한 우주선으로는 대략 7만 년 걸린다. 우리 은하의 지름은 대략 10만 광년이고, 관측 가능한 우주 반경은 465억 광년이라고 한다. 지름 930억 광년 우주 안에 우리만 있다면 이는 정말로 엄청난 공간의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최소 1000억 개의 은하가 있고 별은 10의 22승 개가 있다면 행성은 더 많을 것이다. 현재까지 우리 은하 안에서 관측 가능한 범위 내 발견된 외계 행성이 5000개 넘는다. 그렇게 많은 별과 행성이 있는데 지적 생명체가 없을까. 38억 년 전 지구에서 자기를 복제할 수 있는 최초의 세포가 진화해 여기까지 왔다면 우주 어딘가에서도 분명 그럴 것이다.

외계인이 타고 왔을 거라는 UFO는 물리 법칙상 존재할 수 없다. 그 조그마한 비행체가 몇 만 년을 날아 지구에 오려면 대를 이어서 와야 하고, 식량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유체역학에 따르면 접시 같은 형태로는 지구에서 비행 가능하지도 않다. 빠른 속도로 직각으로 방향 전환을 할 수도 없지만, 하면 관성을 견딜 수조차 없을 것이다. 특수상대성이론의 공리인 모든 좌표계에서 물리법칙은 동일하니까 말이다.

외계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들어보았을 세티(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는 외계 지적 생명체를 찾기 위한 활동이다. 처음엔 찾는 것이 아닌 통신을 해보겠다고 커뮤니케이션으로 하려 했지만 무한히 넓은 우주에서 전파가 오가는 시간 때문에 통신은 포기하고 찾는 것으로 정해졌다. 

초속 30만㎞의 전자기파는 지구에서라면 빠를지라도 우주에서는 느리다. 세티를 처음 만든 드레이크 박사가 얼마 전 생을 마감했는데 고인의 명복을 빈다. 고인이 만든 방정식이 있다. 인간과 통신을 할 수 있는 외계 생명체 수를 계산하는 드레이크 방정식이다. 1년 동안 우리 은하에서 탄생하는 별의 수, 별에 행성이 있을 확률, 행성에서 생명체가 탄생할 확률, 생명체가 지적 문명으로 진화할 확률, 그 문명이 우리에게 신호를 보낼 정도로 발전할 확률, 그리고 이 조건들을 만족하는 지적 문명이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멸망하지 않고 존속할 수 있는 시간으로 구성된 계산식이다. 대입할 수 있는 값이 모두 불확실하거나 알 수 없어서 계산하는 이에 따라 그 값이 다 다르다.

외계 지적생명체 탐색의 선구자 가운데 한 명인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프랭크 드레이크. /세티연구소
외계 지적생명체 탐색의 선구자 가운데 한 명인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프랭크 드레이크. /세티연구소

◇쌍둥이자리 = 오후 10시쯤 북동쪽에서는 쌍둥이자리가 떠오른다. 밝은 별 두 개가 위아래로 나란히 있는데 아래 노란 별은 플룩스라고 동생이고 1.2등급이다. 반대 위 흰 별은 카스토르라고 형인데, 밝기는 1.6등급으로 동생보다 덜 밝지만 쌍둥이자리의 으뜸별이고 이중성이다. 신화에서 집안싸움에 형과 동생이 전투에 나서 형인 카스토르는 전사하지만 동생인 플룩스는 불사의 몸이라 죽지 않고 형의 죽음을 슬퍼하며 아버지인 제우스에게 자신도 죽음을 달라고 한다. 그리고 불사의 몸을 형인 카스토르에게도 나눠 달라고 요청했다. 제우스는 형제의 우애에 탄복해 별자리를 만들었고, 1년의 반은 인간계에서, 나머지 반은 천상계에서 살게 했다. 

쌍둥이자리에 있는 대표적인 천체로는 'IC 443 우주 해파리'로 불리는 초신성 잔해가 있다. 천체 사진가들이 즐겨 찍는 대상이다. M35는 널린별떼로 NGC 2158 널린별떼가 바로 옆에 있다. 망원경으로 보면 크고 작은 널린별떼가 나란히 있어 보기 예쁘다. 플룩스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면 NGC 2392 이누이트 성운이 있다. 사진에서는 이누이트가 털모자를 쓰고 있는 얼굴 모습처럼 보인다. 이누이트는 에스키모를 다르게 부르는 말이다. 에스키모는 날고기를 먹는 사람이란 뜻으로 낮잡아 부르는 말이다. 이에 나사에서 이누이트(사람)라 부르기로 했다는데, 북극권은 고기를 잡으면 금방 얼어버려 날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다. 쉽게 동의되지 않지만 그렇게 하기로 했다니 존중해야지 않을까 싶다. 자정을 넘겨 오전 1시쯤이면 게자리가 지평선 위로 올라와 있을 것이다. 게자리에는 M44 널린별떼인 벌집성단이 있고, M67 널린별떼가 있다.

쌍둥이자리와 오리온자리 사이에는 외뿔소자리가 있는데 밝은 별이 없어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천체 사진가들이 즐겨 찍는 NGC 2238 장미성운, NGC 2264 크리스마스트리 성운과 꼬깔콘 성운이 있다. NGC 2261 허블의 변광성운은 배드민턴공처럼 보이는데 200배율 이상으로 보면 더 멋있다. 

/조정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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