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드림스타 (51) 박유민 경남예고 2학년

"쉽게 접하지 못해 매력 느껴"
한국화 택해 내년 입시 준비
열정·욕심 많아 끝없이 연습

현대 접목 다양한 주제 표현
자기만의 이야기 담기 고민
교사 "K콘텐츠 주역이 될 것"

경남예고 박유민 학생이 교내 정기 미술 전시회에 낼 작품을 그리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경남예고 박유민 학생이 교내 정기 미술 전시회에 낼 작품을 그리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앞으로 1년. 경남예술고등학교 2학년 박유민(17) 학생이 한 단계 도약을 위해 준비할 시간이다. 한국화를 전공하는 유민 학생은 대학 입시를 위한 실기 준비로 매우 중요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내년 이맘때쯤이면 대학 입시를 위한 실기 준비에 극도로 예민해져 있을 테다. 제한된 시간 내에 실수 없이 작품을 완성하고 평가를 받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지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성에 맞는 그림을, 매력을 느낀 한국화 전공을 선택한 것에 후회는 없다. 그저 한발씩 묵묵히 나아갈 뿐이다.

◇노력의 결과를 준비하는 시기 = 경남예고에서 미술과는 1학년 때 교과를 중심으로 수업하고, 2학년 때 전공을 결정한다. 2학년부터 전공 관련 실기 등 수업 시간이 는다.

유민 학생은 월·화요일은 정규 교과 수업을 다 끝내고, 오후 6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 수·목·금요일은 수업 중 하루 4시간씩 실기를 준비한다고 했다.

3학년이 되면 실기 준비로 더 바빠진다. 4시간~4시간 30분 안에 구도, 형태, 농담(짙음·옅음 등), 주제 표현 등을 담아 한 작품을 완성하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특히 매일 한 작품을 완성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해야 하고 그만큼 심리적 부담도 커진다. 유민 학생은 “선배들을 보면 불쌍하다고 여길 정도로 고생하는 게 보인다. 언니도 그랬다. 매일 그림을 완성하고 평가를 받다 보니 매우 예민해졌었다”고 말했다.

유민 학생은 초등학생 때 미술을 시작했다. 이모가 미술학원을 운영해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다고 했다. 언니도 같은 학원에 다녔고, 경남예고 미술과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유민 학생은 낯도 가리는 편이고 말수도 적은 편인데, 그림은 적성에 꼭 맞는다고 했다.

유민 학생은 초등학생 때부터 미술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2013년 김해 석봉초 과학탐구대회 ‘과학상상그림’ 우수(2위), 2016년 과학탐구대회 ‘과학미술’ 동상(3위) 등 상을 받았다.

6학년(2017년) 때는 과학탐구대회 과학미술 우수(2위)와 독도사랑 나라사랑 학예행사 포스터 부문 금상(1위) 등 수상을 이어갔다.

중학생 때는 2019년 김해시 유청소년문화예술제 입시미술경진대회에서 정밀묘사 부문 김해시장상을 받았다.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는 다양한 활동도 하고 있다. 진주아이마당지역아동센터에 미술 꾸러미(키트)를 만들어 전달하고, 진주자원봉사센터에 여름나기(손부채) 꾸러미 전달, 이건희 미술관 유치 기원 그림엽서 제작 재능 기부, 고성군 무량마을 벽화 그리기 봉사 등이다.

심영아 경남예고 미술 교사는 “최고가 되고 싶은 욕심이 엿보일 정도로 열정적인 학생”이라고 평가했다. 유민 학생이 기본적으로 그림에 재능이 있으며, 자신보다 뛰어난 학생을 따라잡으려고 밤낮을 가리지 않을 정도라고 전했다.

심 교사는 “작품은 자기 이야기를 담아 내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며 “유민이는 그림이 풍부하게 보일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수준은 갖췄고, 욕심이 있으니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민 학생이 전통과 현대를 잇는 ‘K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앞으로 담을 이야기는 = 유민 학생이 전공으로 한국화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유민 학생은 “서양화나 디자인 등과 달리 일상에서 쉽게 접하지 못했기 때문에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한국화는 서양화와 비교하면 덧칠 등 붓질을 여러 번 하지 않기 때문에 어렵다. 그림을 담는 한지의 특성상 물기가 많으면 찢어지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한 번에 칠을 끝내야 한다. 최대한 실수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서양화는 어두운 부분을 덧칠로 표현하는 데 반해 한국화는 물감 농도를 조절해 나타낸다. 그만큼 손이 더 많이 가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박유민 작 '인식의 변화'
박유민 작 '인식의 변화'

사실 체육 분야와 달리 예술 분야에서 뚜렷한 목표를 말하기는 어렵다. 유민 학생이 본보기(롤모델)로 삼은 것을 보면 한국화로 어떤 것을 표현하고자 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유민 학생은 김현정 작가를 롤모델로 꼽았다. 김 작가는 한복을 입고 일상적인 현대 사회의 행동을 하는 여인의 모습을 담은 ‘내숭’ 연작으로 유명하다. 한복을 입고 햄버거·콜라 등을 먹는다거나 자전거를 타는 등 다양한 작품이 있다.

특히 김 작가는 한국 미술인으로는 처음으로 2017년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영향력 있는 30인’에 꼽히며, 미술계 ‘한국화의 아이돌’로 불린다.

유민 학생이 기억에 남는 작품 중 하나로 꼽은 ‘인식의 변화’도 이에 영감을 받은 것이다. ‘인식의 변화’ 작품은 지난해 교내 개인 작품 전시회인 ‘예온전’에서 주목을 받았다. 유민 학생은 ‘기생’을 오늘날 ‘걸그룹’에 빗대 표현했다. 이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드러내며, 한복과 어울리는 현대적 해석을 담았다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유민 학생은 “기생을 나쁘게 보는 인식이 있지만, 여러 방면에서 뛰어난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유민 학생은 ‘밤의 경복궁’ 작품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지난해 겨울에 시작해 올해 6월에 완성한 작품이다. 빛을 주제로 경복궁을 그려 교내 미술과 정기 전시회(미전) 때 전시했다. 유민 학생은 “건축적인 것을 그리고 싶었던 것도 있고, 이렇게 오랜 시간 공들여 본 작품이 처음이라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현재 유민 학생은 올해 미전 준비로 바쁘다. 꽃을 주제로 잉어를 함께 그리고 있는데,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 고민하고 있다.

/김희곤 기자

※도움 주실 계좌 = 경남은행 207-0099-5191-03(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남지회)

10월 6일 자 김민준(창원 감계초 5학년) 학생에게는 325만 2000원(BNK경남은행 특별후원금 300만 원, 일반 후원금 25만 2000원)이 전달됐습니다.

※이 기획은 BNK경남은행,경상남도교육청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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