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가 4년째 운영해온 사격팀을 해체하고 육상팀을 창단한다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26일 자 17면 보도

실제로 김해시 관계자는 지난 24일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공사 운영위원회에서 4대 1로 팀 해체를 결정했다"며 "가야고 출신 (육상) 선수 중 다른 지역 실업팀에 가려는 것을 대학 진학으로 유도해뒀기에 팀 창단은 문제없을 것"이라며 선수 구성까지 언급했다.

공사 관계자는 "성적 부진도 있고 훈련 시설도 열악했다"며 "감독과 코치가 공사 직원 겸직이다 보니, 업무 공백도 생기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라고 팀 해체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공사와 이를 감독해야 할 김해시가 제구실을 방기하고 있다가 체육회 창단 지원금이 끊기자 해체를 강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공사 등은 지난 2018년 전국체전 유치를 앞두고 사격팀 등을 창단했다. 2018년 4개 팀, 2019년 2개 팀을 창단하면서 김해시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실업팀만 8개가 됐다. 여기에 인제대·김해고·김해여고 하키, 가야고 육상, 분성고 사격 등 김해시에 적을 두고 있는 체육팀은 역대 어느 전국체전 개최지와 비교해도 많은 팀을 보유하게 됐고, 이는 전국체전 유치 경쟁을 벌이던 부산에 비해 유리하게 작용했다.

전국체전 개최지로 김해가 선정되고 나서 막대한 국비 예산 등이 투입돼 종합운동장을 새로 짓는 등 시설 개선도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021년부로 경남도체육회 창단 지원금 지원이 종료됐다. 선수 4명과 감독 1명으로 창단한 팀이었지만, 감독과 선수 1명은 공사 직원이었기에 따로 사격팀 인건비는 지출되지 않았다. 창단 지원금만으로도 선수 3명 인건비를 포함해 팀을 운영할 수 있었기에 성적이나 선수단 보강 등에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창단 4년 차인 올해까지도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단지 이달 초 전국체전에서 실업팀인 IBK기업은행 추가은이 합세하고서야 은메달을 따낸 것이 팀의 첫 메달이기도 했다.

2018년 팀을 창단할 무렵이야 이미 주요 선수들의 이적이 확정된 상황이었기에 좋은 선수 영입이 어려울 수 있었지만, 2019~2021년 팀 리빌딩에는 김해시나 경남사격연맹, 공사 모두 손을 놓고 있다시피 하면서 고인 물이 되고 말았다. 도체육회 지원금만으로도 선수 3명 팀을 운영할 수 있었는데 지원금이 끊기니 팀 해체라는 강수를 둔 것이라는 의심을 살 만하다.

또, 김해시장이 선거로 바뀌고서 팀을 바꾸겠다는 것은 정치적 판단이 고려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도 있다.

구단 운영 관련해 고소·고발과 갑질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김해시가 전격적으로 팀 해체를 주도하는 배경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김해시와 공사 관계자는 25일 오후 도체육회를 방문해 사격팀 해체와 육상팀 창단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도 체육회는 창단 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김오영 도체육회장은 창단 지원금이 아니더라도 운영비 지원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김 회장은 내년 2월로 임기가 끝나기에 이후 상황을 장담할 수 없다. 12월 15일 체육회 선거에서 다시 당선될 지는 알 수 없다.

/정성인 기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