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뉴스를 생산하는 만큼 나쁜 뉴스를 가려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김연수·이원재 기자가 매주 목요일 유튜브 경남도민일보 채널에서 '뉴스 비평 자신 있게(뉴비자)'를 선보입니다. 이번 주는 김연수 기자입니다.

좋은 기사는 조회 수가 높을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겠지요. 조회 수가 높으면 좋은 기사일까요? 그럴 리가 없겠지요. 조회 수가 높은 기사가 좋은 기사라면 언론사는 조회 수 높일 궁리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런 궁리만 한 것인가 싶은 기사를 묶어서 내놓은 언론사가 있습니다. 바로 <뉴스1> 입니다. 뉴스 1이 '이 시각 핫클릭'으로 꼽은 기사 3개를 보겠습니다. 제목은 카카오뷰 앱에서 보이는 대로 표기했습니다. 뉴스1 누리집으로 이동하면 보이는 나머지 제목은 괄호 안에 넣었습니다. 카카오뷰는 카카오톡 앱에서 뉴스를 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뉴스 편집 권한은 언론사에 있습니다.

유재석, 생방송서 중요부위 문 끼임 사고…앰뷸런스 소…(리도)

"내게 온 의문의 택배, 열어보니 현금 800만 원" 소름…(돋는 사연)

박군 '폐 구타당하고 허리 갈굼당했다'…결혼 앞두고…(무슨 일?)

유재석 씨 중요부위가? 택배를 열었더니 800만 원이? 박군이 구타당했다고? 인간이라면 별 수 없이 본능적으로 끌어 오르는 궁금증을 참을 수 없게 하는 제목입니다. 일단, 궁금증을 없애야 세 기사를 클릭하지 않겠군요. 유재석 씨 중요부위 사고는 예능 방송에서 일어난 해프닝이고, 유머로 소화했습니다. 의문의 택배 사건은 커뮤니티에 떠도는 글을 취재 없이 받아썼습니다. 가수 박군이 결혼을 앞두고 폐를 구타당했다는 내용은 사실 자기 SNS에 폐가 아플 정도로 축구를 열심히 했다는 글을 올린 것을 기자가 왜곡해서 낚시성 기사로 만든 것입니다.

다들 그렇지 않습니까? 세 기사 모두 저급한 줄 알면서도, 그 어찌할 수 없는 본능! 바로 이 본능 때문에 클릭을 합니다. 마치 <신과 함께>를 보고, <7번 방의 선물>을 보고 인간이라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공업적 최루법'이라고 명명했습니다. 관객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게 하는 작위적인 요소를 예술성은 제쳐놓고 심는 것을 의미합니다. 조금 저렴한 표현으로는 '눈을 찔러서 울게 한다'고도 할 수 있지요. 눈물을 흘렸다고 해서 좋은 영화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다시 기사로 돌아와서 앞서 설명한 세 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널리즘은 제쳐놓고 그저 조회 수 뽑을 궁리만 하는데, 독자에게 언론을 신뢰해달라고 말하기는 민망합니다. 

/김연수 기자 ysu@idomin.com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