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동고분군·도계동고분군·진해 망주석 등 3건
향토문화유산 보호 조례 제정 후 첫 관리 대상 올라

창원 합성동고분군과 도계동고분군, 진해 망주석이 창원시 향토문화유산 1호로 최종 지정됐다.

창원시는 17일 창원시 향토문화유산 보호 조례 제12조에 따라 유산 3건을 지정 고시한다고 발표했다. 창원시 소재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9년 2월 관련 조례가 제정된 후 시가 유산 지정 절차를 밟은 건 이번이 첫 사례다.

창원 합성동고분군. /창원시

지정 고시 목록에 오른 창원 합성동고분군은 6세기 초 창원지역 가야시대 왕 무덤이다. 창원지역 유일 대형 무덤 유적이기도 하다. 가야 무덤과 유물이 중심을 이루는 곳이지만,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친 다양한 문화유산도 유적 일대에서 조사된 바 있다. 시는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보고 합성동고분군 대형 봉토분 1호분(390㎡)과 소형 무덤인 2호분(81㎡)과 3호분(92㎡) 등 고분 3기를 보존·관리 대상으로 지정했다.

창원 도계동고분군. 수십년간 인근 주민들에 의한 불법 경작으로 몸살을 앓던 곳이었으나 시가 밭을 없앤 뒤 공원화했다. /창원시

2세기 후반~5세기 후반 사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도계동고분군은 창원 도심 속에 남아있는 가야 무덤 유적이다. 창원지역 고대 유력집단의 중심 유적이어서 학계로부터 중요성을 인정받아온 곳이다. 가야시대 덧널무덤(목곽묘)과 돌덧넛무덤(석곽묘) 등을 비롯해 김해 금관가야, 함안 아라가야, 고성 소가야, 신라, 왜 등 다양한 지역색을 가진 토기 유물들이 다수 확인되는 등 창원 분지 일대에 조성된 삼국시대 정치세력 성격을 잘 보여주는 유적으로 평가된다. 유산 지정 규모는 3627㎡다.

진해박물관 앞 망주석. /창원시
해군진해기지사령부 별관 앞 망주석. /창원시

시는 진해 제황산공원 정상 진해박물관 앞에 세워져 있는 망주석 1기와 해군진해기지사령부 별관에 있는 망주석 1기도 각각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망주석은 무덤 앞 양쪽에 세우는 여덟 모로 깎은 돌기둥(무덤 표지석)을 뜻하는데, 지정 고시된 진해박물관 앞 망주석과 해군진해기지사령부 별관에 있는 망주석은 한 쌍으로 추정된다.

그중 1910년 초 현동 지역에 일본군이 군 시설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망주석 1기(진해박물관 앞 돌기둥)는 일본 가고시마현 난슈 신사로 반출됐다가 조선 도공 심수관 선생과 주일한국문화원 등의 노력으로 2009년 12월 24일 한국으로 반환됐다. 시는 망주석 2기를 일제강점기 역사 교육자료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 시는 문화재 원형이 변형되지 않도록 유산을 보존·관리해야 한다. 도지사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 중 보존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것을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의해 지정한 도 지정문화재처럼 관리 의무가 생기는 것이다. 경남에서는 창원시를 비롯해 의령, 밀양, 통영, 사천, 산청, 하동, 진주, 김해, 거제, 남해, 거창 등 지자체 12곳이 향토문화유산 보호 조례를 제정해 운영 중이다.

우홍숙 창원시 문화유산육성과 문화유산지원팀장은 “시는 조례에 근거해 유산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할 방침이나, 세부적인 정비 계획은 아직 나와 있지 않다”며 “우선 유산 앞에 안내판을 세울 예정이며, 구체적인 정비계획은 추후 열리게 될 창원시 향토문화유산위원회에서 논의가 이뤄진 뒤 수립될 수 있을 거다”라고 했다. 이어 “내년에도 추가로 향토문화유산을 지정해 문화재를 관리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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