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넘게 마산만 정어리 떼죽음 사태가 이어지면서 악취로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17일 낮 12시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동 일대에서 만난 주민들은 근처 바닷가에서 나는 비린내 탓에 일상생활이 힘들다고 호소했다.

주민 권성권(67) 씨는 "지난주보다 비린내가 줄었지만 바람 방향에 따라 계속 난다"며 "바닷가 가까운 데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비린내가 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양드라마세트장 앞바다에서 처음으로 정어리 떼가 죽은 채 발견된 이후 인근 도만항과 다구항, 마산인공섬, 3.15해양누리공원 등 진동만과 마산만 연안 전역으로 퍼졌다.

14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해양환경공단 마산지사 선착장에 정박한 청항선 컨베이어 벨트에 정어리 폐사체가 가득하다. /최환석 기자
14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해양환경공단 마산지사 선착장에 정박한 청항선 컨베이어 벨트에 정어리 폐사체가 가득하다. /최환석 기자

특히, 아파트 단지와 상가가 인접한 3.15해양누리공원 앞 바닷가에서는 며칠간 정어리가 떼로 죽은 바 있다.

보름 넘게 폐사체가 나와 창원시에서 거둬들였고, 이날은 다른 날에 견줘 폐사체가 눈에 띄게 줄었지만 비린내는 여전했다. 대부분 주민들은 악취가 나는 까닭을 언론 보도로 알았다며, 따로 행정에서 '알림'을 보내지 않는 데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해운동 일대 한 아파트 주민은 "처음에는 비린내가 왜 나는지 모르고 환기만 하다가 정어리 떼죽음 보도를 보고 그제야 창문을 닫고 지냈다"고 말했다.

이에 창원시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정어리가 떼로 죽은 지역 일대에 현수막을 내거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알리고자 했다"고 해명했다.

고통과 더불어 시민 궁금증도 여전한 가운데, 이르면 이번주 정어리 떼죽음 원인이 드러날 전망이다.

임현정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수산연구소장은 이날 통화에서 "자료를 취합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며 "일정 변동 가능성도 있지만, 이번주 마무리하고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이라는 갇힌 공간에서 정어리 무리가 동시에 호흡하면서 용존산소 소비가 급격하게 늘어난 까닭에 질식사한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임 소장은 "다른 가능성도 보려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최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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